
경찰 관계자들이 11일 새벽 100억원대의 귀금속이 털린 전북 익산시 영등동 익산 귀금속판매센터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익산/연합
센서에 화장지 붙어 작동막아
11일 새벽 2~4시 사이 전북 익산시 영등동 이리 귀금속보석판매센터에서 100억원 상당의 귀금속이 털렸다. 귀금속센터의 매장 29곳 가운데 24곳의 진열대 61개에 있는 귀금속이 동시에 싹쓸이됐다. 익산경찰서는 이날 “범인들은 건물 뒤편 화장실에 난 방범창 등을 뜯고 들어와, 매장으로 통하는 출입문 밑부분을 톱으로 잘라내고 침입했다”며 “케이스에 들어있는 귀금속과 보석을 꺼내 갔다”고 밝혔다. 털린 귀금속 등은 약 5만점이다. 진열대 1개에 1억~1억5천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들어 있어, 업주들은 피해액이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곳의 경비는 사설 경비업체에서 담당해 왔다. 천장에 감지센서가 부착돼 있으나, 범인들이 센서(15개) 안에 화장지를 붙이는 바람에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찰은 “9일 오후 20대와 30대로 보이는 남자 2명이 경비업체 직원이라며 찾아와 천장 센서를 점검하고 갔다”는 업주들의 말에 따라 이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상벨이 이날 새벽 3시55분께 울렸는데 이는 화장지가 엉성하게 붙여진 센서가 뒤늦게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리 귀금속보석판매센터는 1989년에 세워진 뒤 10여만점의 귀금속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매주 화요일이 쉬는 날이다. 경찰은 범인이 전날인 10일 전 직원이 야유회를 다녀온 점을 미리 알고 범행시간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센터 쪽은 사생활 보호를 원하는 고객들의 사정을 고려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아 범인 잡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털린 귀금속은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업주들은 경비업체의 보상금(모두 10억원)만 받아야 할 딱한 처지다. 보험사들은 도난의 위험이 커 귀금속에 대한 보험을 꺼리고 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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