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동서와 횟집서 저녁
지난달…청와대 ‘주의’ 줘
지난달…청와대 ‘주의’ 줘
한상률 국세청장이 인사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 권력 실세 쪽과 줄을 댄 흔적이 드러났다. 지난해 말 지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포항지역 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이 대통령의 동서와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한 청장이 지난달 25일 경북 경주에서 한나라당 의원을 포함해 포항지역 유력 인사들과 골프를 친 사실 등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한 청장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당시 한 청장과 골프를 친 한나라당 의원은 이상득 의원 계열로 분류되는 ㄱ의원이며, 골프 및 식사 모임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있는 지역유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일각에서는 한 청장이 개각을 앞두고 이상득 의원 쪽과 접촉해 ‘유임 청탁’ 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 부탁을 하려 한 것 아니겠느냐”며 “모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민정 쪽에서 전화로 ‘주의하시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청장은 당시 포항지역 인사들과 대구·경주 지역 세무서장 등 두 팀으로 나눠 골프를 쳤으며, 골프를 친 뒤 대구에 있는 한 횟집에서 포항 지역 유력인사들과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 자리에는 이 대통령의 동서 신아무개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건축자재업을 하고 있는 신씨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경선 후보 대구시 선대위 고문을 맡았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한 청장의 ‘골프 로비’ 의혹에 대해 “그런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기관장 주의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골프와 식사 자리에 각각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ㄱ의원과 대통령 동서 신아무개씨는 모두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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