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3개와 거실을 갖춘 33평형 아파트의 거실에 사람 3명이 머물면 약 2시간만에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3배 가량으로 급증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새 아파트의 안방에서는 톨루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농도가 권고기준의 10배를 넘었고 거실도 5배를 초과했다.
한국공기청정협회 윤동원 교수(경원대)팀은 환경부 의뢰를 받아 지난해 서울 등수도권 일대 신축 및 기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실내공기질과 환기설비 등을 조사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나 실내공기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12일 밝혔다.
윤 교수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33평형(전용면적 25.7평) 아파트의 방문을 모두 닫은 채 오후 7시30분께 거실에만 사람 3명을 투입한 뒤 실내공기를 측정한 결과700ppm 안팎이었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2시간여 후인 9시40분께 2천ppm을 돌파한데 이어 4시간 후에는 2천500ppm까지 상승했다. 당시 실내에는 가스레인지 등 연소기기를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사람의 호흡에 의해서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거실의 일산화탄소(CO) 농도도 오후 4시50분께 7ppm 안팎이었으나 오후 8시30분께는 실내 기준치인 10ppm을 돌파한 뒤 계속 증가했다.
가구나 생활용품을 갖추지 않은 새 아파트의 VOCs 방출농도를 측정한 결과 톨루엔을 중심으로 안방에서 5.25937㎎/㎥, 거실은 2.5793㎎/㎥이 각각 검출돼 안방은권고기준(0.5㎎/㎥)의 10배, 거실은 5배를 초과했다. 실외농도는 0.2782㎎/㎥였다.
신축후 2년 미만의 33평형 아파트 4개 단지 18가구를 대상으로 한 실내공기 측정에서는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0.03∼0.25ppm으로 평균 0.09ppm을 기록,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0.08ppm)을 초과했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도 0.3∼1.2㎎/㎥로 평균 0.6㎎/㎥를 기록, 일본 후생노동성 잠정목표치(0.4㎎/㎥)를 웃돌았다.
12∼25층 아파트 4곳(32평 3곳, 69평 1곳)의 자연환기 성능을 조사한 결과 4곳 모두 중간층 부근에서 거의 0에 가까운 환기횟수(시간당 자연환기 횟수)를 보여 중간층의 배기상태가 고층부나 저층부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관리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각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신축공동주택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을 확정, 고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