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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만컷의 ‘만물’ 한장의 이미지로

등록 2009-01-30 23:32

김아타씨
김아타씨
[이 사람] 베네치아 비엔날레 초청받은 사진작가 김아타씨
한국작가 중 두번째…‘인달라 시리즈’ 소개
외국에서만 호평…“포기 충동 많이 느꼈다”
사진작가 김아타(53·사진)씨가 6월4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53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특별전에 초청됐다. 한국 출신 작가로 특별전 초청은 2007년의 화가 이우환씨에 이어 두 번째다.

김씨는 2006년 뉴욕 세계사진센터에서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 개인전을 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당시 전시는 뉴욕 중심가를 8시간 노출하여 찍은 작품이 주류. 움직이는 인간을 먼지처럼 만듦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붐빈다는 거리를 텅 비워버린 동양적인 기개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13명의 등장 인물이 위치를 바꾸어 찍은 사진을 겹친 5×25m 크기의 <최후의 만찬>으로 건물 외벽을 덮어 미국인들의 기를 죽이기도 했다.

그는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 베를린 세계문화하우스, 뉴욕 퀸즈미술관 등 수많은 국제 그룹전에 참가했으며,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 아트컬렉션, 휴스턴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 그는 2002년부터 진행 중인 ‘온 에어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델리·워싱턴·뉴욕·도쿄·모스크바·베를린·파리·로마 등 각각의 도시를 1만컷의 사진으로 찍은 뒤 포개어 한 장으로 만든 이미지인 ‘인달라 시리즈’가 중심이다. 온 에어의 기본 개념은 ‘존재하는 것은 모두 사라진다’는 것. 도시마다 한 장의 회색톤 이미지로 만들어진 이 시리즈에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불교적인 사상이 깃들어 있다.

그는 “인달라 시리즈 작업을 진행하면서 도시마다 가진 고유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리·건물·사람들의 사진 1만장을 쌓으니 도시의 역사성이 색깔로 드러나더라는 것. 전체적으로 잿빛이지만 로마나 동유럽 도시가 짙은 반면, 워싱턴과 모스크바는 상대적으로 밝고, 인구가 많은 델리는 붉은 기가 돈다는 설명이다.

비엔날레에 맞춰 촬영을 강행군 중인 그는 “작업 도중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외국에서는 호평받지만 국내에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탓이 크다.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스님 등을 벌거벗겨 박물관 유리장에 넣고 찍은 ‘박물관 시리즈’는 국내에서 개인 소장가한테 한 점도 못 팔았다.

글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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