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보험관련 의심 사건
[새로 드러나 사실들]
강씨 자백전 군포여대생 살인장소 다르게 진술
‘손가락 훼손’ 안양초등생 사건 참고해 증거인멸
강씨 자백전 군포여대생 살인장소 다르게 진술
‘손가락 훼손’ 안양초등생 사건 참고해 증거인멸
경시 서남부 지역 부녀자 연쇄살인 피의자 강아무개(39)씨는 지난해 3월 붙잡힌 경기 안양시 초등생 살해범 정아무개(40)씨의 범행 수법을 보고 완전범죄를 꿈꿨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씨는 가장 먼저 범행이 들통난 군포 여대생 살해 현장과 이 사건보다 5일 뒤 밝혀진 6차 범행(2008년 11월9일)의 살해 장소가 같은데도, 정작 현장검증 때는 두 사건의 살해 장소가 다른 것처럼 거짓말을 해 연쇄살인 사실을 감추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강씨는 피살된 일부 여성들의 손톱 부위를 가위로 잘랐는데, 손톱 밑에 자신의 살점이나 핏자국 등이 나올 것을 우려한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유괴·살해된 안양 초등생 혜진·예슬양 살해사건 당시 디엔에이(DNA)를 이용한 경찰의 수사기법을 알게 됐기 때문인 것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안양 초등생들은 2007년 12월24일 유괴·살해됐으며, 혜진양의 경우 지난해 3월11일 강씨의 축사에서 1㎞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안양 초등생 살해범 정씨를 붙잡을 당시 숨진 어린이들의 주검을 훼손했던 정씨의 집 화장실에서 발견된 극히 적은 양의 혈액 얼룩을 채취했는데, 경찰은 이것을 유전자 분석해 정씨를 검거했다.
이에 2007년 1월7일까지 5차례 살인을 저질렀던 강씨는, 지난해 11월 주부 김아무개(48)씨에 이어 같은 해 12월19일 군포 여대생을 잇따라 살해할 때 손톱 부위를 전지가위로 잘라낸 뒤 주검을 암매장했다. 강씨는 “당시 언론을 통해 초등생 사건을 보면서 나도 잡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2일 오전 주부 김씨 살해 현장검증 과정에서 강씨는 “군포 여대생은 (김씨와) 같은 장소에서 살해했는데, (지난달 27일) 먼저 이뤄진 현장검증에서는 김씨 살해 현장보다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죽였다고 거짓 진술했다”며 “당시 주부 김씨의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실토했다.
이 밖에 강씨는 증거를 감추려고 범행 때마다 피해자들의 옷가지 등을 거둬 제3의 장소에서 불태우는 등 뒤처리를 했고, 다섯번째 희생자인 여대생 연아무개(20살)씨를 살해 암매장한 뒤에는 혹시 모를 유류품을 수습하려고 사건 현장을 다시 한 번 가 보기도 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