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용생존자 직접 만난게 큰 성과”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다. 그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일본 시민단체 ‘평화를 지키는 모임’의 다쓰타 고지(63) 조사원은 12일 다시 <한겨레>를 찾아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4월22일 <한겨레> 사람면 참조) 다쓰다씨는 지난달 17일 한국에 와서 그동안 일제시대 때 징용당해 후쿠시마현 이와키 인근 탄광에서 일하다 숨지거나 생존해 귀국한 사람들 본인이나 유족·친지들을 찾아다녔다.
본격적인 조사를 위한 사전조사차 혼자 온 그는 “역시 혼자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면서도 “[한겨레]신문기사 덕택에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사람들이 내가 왜 왔는지 알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횡성, 제천, 의성, 달성, 남원, 홍성, 함양군 등 7개 군을 돌아다니며 진상규명위원회가 파악하고 있는 45명에 대해 조사했다. 그 가운데 23명에 대해서는 호적조사를 벌일 수 있었고 그들 중 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에 대한 호적 기재사항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남원 등에서는 개인적으로 힘이 돼 준 사람도 있고 군청 직원이 열심히 도와준 곳도 있었다. 횡성에서는 요시마 탄광에 징용됐다가 살아서 귀국한 사람 2명 가운데 한아무개(82)씨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매우 기뻤다. 한씨가 당시 상황을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장 큰 성과 중의 하나다.” 나머지 생존자 한명은 귀국 뒤 이미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사망자들 손자나 형제들로부터 가슴에 한을 안고 죽은 그들의 부모 등 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도 많이 들었다.
다쓰타씨는 15일 귀국한 뒤에도 읍·면 등의 행정기관에 의뢰하는 등 조사 작업을 계속하면서, “지금 일본에서 세를 얻고 있는 ‘역사 수정주의’(세력), 즉 침략 전쟁을 부정하고 식민지 정책을 미화하는 일부 우익세력”(모임의 자료집)을 견제하면서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계속 노력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일본내 연락처 81-246-63-4762.
글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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