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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정부가 시화호 땅 팔아먹고 있다

등록 2009-02-03 18:10수정 2009-02-03 19:23

최종인(55·사진)
최종인(55·사진)
‘백로야…’ 주인공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
96년 물막이 재앙 뒤 기록·고발 나서
“인간탐욕이 빚은 오염과의 전쟁 여전”

“지금 돌아가는 일을 보면 정부가 투기를 하는 사례가 많아요. 시화호 인근의 땅을 싼 값에 사들여 국민에게 비싸게 파는 거죠. 환경이야 그냥 어떻게 될 거라는 생각, 이게 재앙을 부르는 것입니다.”

공장 자동화 설비기술자에서 경찰서 야간 공공근로자, 조수 보호원, 그리고 안산시청 지구환경과 9급 공무원이라는 다채로운 이력보다 ‘시화호 지킴이’로 더 알려진 최종인(55·사진)씨의 삶을 담은 <백로야, 고라니야 내가 지켜줄게>(푸른나무 펴냄)가 나왔다. 이 책은 희망제작소가 환경과 언론 등의 분야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지역 운동가들을 선정해 펴내는 ‘희망을 여는 사람들’의 4번째 기획물로, 이현구씨가 최씨를 인터뷰해 글을 썼다.

20여년을 함께한 시화호는 그에게 어떤 곳일까? 전남 장흥의 산골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1989년 반월공단에서 일하면서 시화호와 인연을 맺었다. 주말이면 그는 자녀들과 함께 갯벌에서 뛰어놀며 저녁 노을을 행복하게 바라다 보았다. 그런 시화호가 96년 물막이 이후 ‘죽음의 호수’로 바뀌었다. “망가지는 시간이 너무 짧더라구요. 방조제 때문이었죠. 자연적인 문제였다면 스스로 복원이 될 텐데, 인간이 간섭을 했기에 그처럼 단번에 무너진 것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이 만들어진 93년 환경통신원으로 나선 최씨는 퇴근하면 카메라를 들고 저녁마다 시화호를 향해 다시 집을 나섰다. 집단 폐사한 어패류와 검은 오수, 쓰레기, 물 위를 떠다니는 기름띠 등 비극적인 풍경을 렌즈에 차곡차곡 담으면서도 그는 단순한 기록자로 남기를 거부했다. 총을 든 밀렵꾼과 오염된 시화호 현장을 당국에 고발했고 시화호의 비극은 그의 손 끝을 거쳐 언론에 낱낱이 보도됐다.

최씨의 발품에 맞춰 시화호도 서서히 되살아났다. 그가 뛰는 만큼, 그가 아파하는 만큼, 시화호는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3일 경기 안산시 예술의전당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최씨는 말한다. “아직 끝은 아니죠.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개발 욕심이 빚어낸 오염과의 전쟁은 정전도 아닌 휴전 상태일 뿐이니까요.”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희망제작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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