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기자간담회
유종하(사진)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는 6일 “지난해 말 북한 적십자사 쪽에 한적은 앞으로도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할 의사와 능력이 있으며, 남북 적십자 차원의 대화를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12월 1~2일 마카오에서 열린 국제적십자 동아시아 지도자회의에서 북한 적십자사 쪽에 식사 자리 등을 통해 이런 뜻을 전달했다”며 “이에 대해 북한 적십자사 민병관 사무총장은 ‘취지는 알아들었다’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쌀·비료 등 지원 품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지금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는 건데, 먼저 쌀·비료를 준다고 나서는 것은 안 맞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어린이나 부녀자 등을 대상으로 한 대북 지원사업은 정부가 관여하지 않더라도 적십자 차원에서도 가능하다”고 했다.
유 총재는 북한 쪽에 인도주의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공식 제안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최근 북한의 ‘톤’이 매우 올라가 있는데, 우리가 아는 북한은 이럴 때 건드릴 필요가 없다”며 “그런 바보짓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이 자신을 ‘분열주의자’라고 비난하며 대화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정부에 있을 때 보면 북한이 무력공세를 펼치면서도 지원에 대해 얘기하니까 대화하러 들어오더라”며 “북한에 (남쪽 지원이) 필요하니까 오래 안 가서 남북간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한적은 마카오 회의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북한의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며 “하지만 북쪽은 ‘남쪽의 대북정책이 미래지향적으로 가면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풀릴 거다. 시급하다는 것은 알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유 총재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외무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 진영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10월 한적 총재에 취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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