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창녕군수가 11일 오전 경남 창녕군청에서 화왕산 행사 중 빚어진 참사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창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화왕산 화재 참사
유족들 “책임지는 자세는커녕 더 당당” 분통
창녕군, 사고 피해자 보상위해 조례안 내기로 김충식 창녕군수가 4명의 사망자와 60여명의 부상자를 낸 경남 창녕군 ‘화왕산 화재 참사’ 원인을 ‘준비 부족’이나 ‘안전시설 미비’가 아니라 ‘갑작스런 바람’ 탓으로 돌려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 군수는 11일 오전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억새태우기 행사를 위해 30~50m에 이르는 방화선을 설치하고 산 정상에만 257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며 “그러나 갑작스런 돌풍과 역풍으로 불길이 관광객과 안전요원을 덮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론이 방화선 너비가 15m에 못 미치고 안전대책이 허술했다고 보도해 아쉽다”며 “창녕군청 직원도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다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화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창녕군은 행사에 앞서 기상청이나 소방방재청에 날씨와 관련한 문의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수는 “3년 전 제5회 행사 때까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통상적으로 음력 2월까지는 큰 바람이 불지 않기 때문에 문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군수는 또 사망자 4명 모두 방화선 밖에서 발견된 사실과 관련해 “사망자들이 방화선 밖에 서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불이 덮칠 때 불 반대쪽으로 뛴 사람은 사고를 당했지만 옆으로 피한 사람들은 살았다”고 사고 책임을 관광객들에게 떠넘기는 듯한 말을 했다. 그러나 사고를 조사 중인 창녕경찰서는 이날 “사망자 발견 지점을 조사해보니, 불길이 방화선을 넘어 희생자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군수의 발언에 대해 숨진 박노임(42)씨의 유족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더 당당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 김길자(65)씨의 남편 송청복(67)씨는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김 군수에게 “살인 두목”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창녕군청 홈페이지에도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창녕군은 피해자 보상금과 위로금을 마련하기 위해 군 의회에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사고 피해자 보상에 관한 조례안’을 내기로 했다. 군은 또 화상 중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부산 하나병원에 치료비 지급보증서를 보냈으며, 피해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구·창원·포항 등 다른 지역 병원에도 지급보증서를 보낼 계획이다.
경찰은 창녕군청 간부 3명과 행사 주관단체인 배바우산악회 간부 2명, 억새태우기를 허가한 양산국유림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을 불러 방화선 설치와 안전요원 배치 등 안전조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창녕/최상원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창녕군, 사고 피해자 보상위해 조례안 내기로 김충식 창녕군수가 4명의 사망자와 60여명의 부상자를 낸 경남 창녕군 ‘화왕산 화재 참사’ 원인을 ‘준비 부족’이나 ‘안전시설 미비’가 아니라 ‘갑작스런 바람’ 탓으로 돌려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 군수는 11일 오전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억새태우기 행사를 위해 30~50m에 이르는 방화선을 설치하고 산 정상에만 257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며 “그러나 갑작스런 돌풍과 역풍으로 불길이 관광객과 안전요원을 덮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론이 방화선 너비가 15m에 못 미치고 안전대책이 허술했다고 보도해 아쉽다”며 “창녕군청 직원도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다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화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창녕군은 행사에 앞서 기상청이나 소방방재청에 날씨와 관련한 문의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수는 “3년 전 제5회 행사 때까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통상적으로 음력 2월까지는 큰 바람이 불지 않기 때문에 문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군수는 또 사망자 4명 모두 방화선 밖에서 발견된 사실과 관련해 “사망자들이 방화선 밖에 서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불이 덮칠 때 불 반대쪽으로 뛴 사람은 사고를 당했지만 옆으로 피한 사람들은 살았다”고 사고 책임을 관광객들에게 떠넘기는 듯한 말을 했다. 그러나 사고를 조사 중인 창녕경찰서는 이날 “사망자 발견 지점을 조사해보니, 불길이 방화선을 넘어 희생자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군수의 발언에 대해 숨진 박노임(42)씨의 유족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더 당당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 김길자(65)씨의 남편 송청복(67)씨는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김 군수에게 “살인 두목”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창녕군청 홈페이지에도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창녕군은 피해자 보상금과 위로금을 마련하기 위해 군 의회에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사고 피해자 보상에 관한 조례안’을 내기로 했다. 군은 또 화상 중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부산 하나병원에 치료비 지급보증서를 보냈으며, 피해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구·창원·포항 등 다른 지역 병원에도 지급보증서를 보낼 계획이다.
경찰은 창녕군청 간부 3명과 행사 주관단체인 배바우산악회 간부 2명, 억새태우기를 허가한 양산국유림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을 불러 방화선 설치와 안전요원 배치 등 안전조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창녕/최상원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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