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굴서 겨울잠 자는 반달곰 마취했다가 못 깨어나
국립공원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 1마리가 위치 추적용 발신기 교체 작업을 위해 마취됐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죽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2일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2007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데려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수컷(RM-26)에 부착한 발신장치 배터리의 수명이 다해, 11일 오후 2시30분께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연구팀이 교체 작업을 위해 마취를 했는데 깨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곰은 지리산 동부지역에 있는 한 절벽의 나무굴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었으며, 마취는 나무굴의 작은 구멍을 통해 곰의 어깨 부위에 마취총을 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배근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팀장은 “지금까지 해 온 방식대로 마취를 했는데, 왜 깨어나지 못했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수의과학원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번 곰의 폐사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4년부터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놓은 새끼 반달가슴곰 26마리 가운데 죽거나 야생적응에 실패해 회수된 곰은 모두 11마리가 됐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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