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전자통신노조, 수사 촉구
1년 새 경영진 6차례 바뀌어
1년 새 경영진 6차례 바뀌어
“1년 새 경영진이 6차례나 바뀌고 회삿돈 350억원이 유출됐다. 회사가 ‘기업사냥꾼’들의 먹잇감이 됐는데도 관계 당국은 속수무책이고, 노동자들만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청호전자통신지회는 12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현직 회사 임원들에 대한 구속 수사와 경영 정상화를 촉구했다. 청호전자통신㈜은 휴대전화·무선호출기에 들어가는 수정진동자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생산물량 감소와 중국공장 매각 등의 여파로 1천여명이던 직원이 10년 새 55명으로 줄었다.
회사 경영이 불안해진 것은 2007년 8월 최대 주주였던 청호컴넷이 사모펀드·개인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경영권을 넘기면서부터였으며, 컨소시엄 참가자들이 사채업자에게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신들과 관련된 회사로 자금을 빼돌렸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회사자금 350억원이 회사 목적과 무관한 기업 등에 출자·대여됐지만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노아무개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 16명을 인천지검에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하고, 지난달엔 법원에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회사는 지난달 매출이 4500만원에 그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회사 대표이사는 지난 6일 ㅆ회사의 김아무개 대표이사에게 회사의 주식·경영권을 95억원에 넘겼다. 노조는 허위 매각 의혹도 제기했다.
황윤정 지회장은 “이런 불법·탈법의 배후에는 코스닥시장에서 ‘황제 바람’을 일으켰던 김아무개씨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회사 주식을 인수했던 ㈜KSP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회삿돈 988억원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회사 쪽은 의혹을 부인했다. 노 대표이사는 “2007년 회사 인수 때부터 태양광에너지 사업 진출 계획이 있어 관련 회사에 투자한 것뿐”이라며 “배후로 지목된 김씨는 지난해 3월 이후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고소 등으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회사를 다른 곳에 다시 넘겼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