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서기석)는 13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남파된 아버지를 만난 딸 등을 고정간첩으로 몰아세운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 피해자 송아무개(66)씨 등 8명에 대해 재심 결정을 내렸다.
안기부는 1982년, 한국전쟁 때 월북했다가 1960년 남파된 아버지를 만난 송씨와 친인척이 “25년 동안 고정간첩으로 암약했다”는 내용의 간첩단 사건을 발표했다. 자백 말고는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불법 장기구금, 고문 등이 문제돼 대법원이 2차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기도 했지만, 결국 관련자들에게 징역 6월~7년6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수사관이 송씨 등을 영장 없이 불법 연행하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 채 조사하면서 고문한 것이 인정된다”며 “불법체포 및 불법감금에 의한 수사이므로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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