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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택시노련 간부들이 건설업자에 10억원 요구”

등록 2005-05-16 03:59수정 2005-05-16 03:59

택시기사 `피땀'으로 치부…도덕성에 치명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련) 기금 40억원을상가 리모델링에 투자하면서 수억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택시노련 전ㆍ현직 간부들이 건설업자에게 투자 대가로 10억원을 먼저 요구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노동운동지도부의 도덕성 타락을 질타하는 비난여론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련 간부들이 택시운전사들의 `피땀'으로 마련한 기금을 건설업자에게 빌려주는 대가로 검은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최양규 사무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과정에서 포착됐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최씨 등 택시노련 간부들은 T도시개발이 시행하는 서울 대치동 상가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연맹 기금 40억원을 투자하면서 "10억원은 돼야 되지 않겠느냐"며 먼저 사례금을 요구했다.

T도시개발 대표 김모(59ㆍ구속)씨는 이런 요구를 받고 "약속은 꼭 지키겠다"면서 10억원의 리베이트를 약속한 뒤 2003년 12월 말부터 3회에 걸쳐 최씨에게 수표로1억1천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영장 실질심사에서 "김씨에게 받은 돈은 과거 개인적으로 대출해준 1천만원에 대한 원리금 등의 명목으로 지난해 여름 2천만원으로 돌려받은 것 뿐이다"라며 리베이트 수수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김씨는 권오만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정한 이모씨의 은행계좌를 통해 지난해 1∼5월 5차례에 걸쳐 5억원을 권 총장에게 전달했다.

임남훈 당시 택시노련 경남본부장(경남도의원)에게는 2003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4천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택시노련 간부들의 리베이트 요구에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상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만한 계약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씨는 2003년 11월 최씨를 만나 상가 리모델링 공사에 택시노련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부탁해 40억원을 대출받아 이 공사의 `종자돈'인 계약금으로 사용한 것으로드러났다.

상가 리모델링에 활용된 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통상 계약서와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사업전망 등을 검토해 결정되기 때문에 택시노련 기금 40억원이 없었다면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웠다.

따라서 김씨는 택시노련측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해 수차례로 나눠 권오만 택시노련 위원장ㆍ최양규 사무처장ㆍ임남훈 경남본부장 등 3명에게 6억5천만원이라는 거액의 리베이트를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은 돈에 매수된 택시노련은 회관 건립기금 80여억원의 절반인 40억원을 투자하면서 S은행이 PF를 해준다는 말만 믿고 심층적인 사업성 분석도 없이 투자를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택시노련은 2003년 12월 지도부들이 참여하는 대표자 회의에서 투자를 결정했고곧 이어 기금이 T도시개발로 빠져 나갔다.

김씨는 택시노련 간부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 외에 노련 직원들의 해외연수 비용을 부담한 사실도 영장실질심사에서 확인됐다.

최씨는 2002년 3월께 김씨에게 1천만원을 대출해주고 지난해 여름 원금과 이자에 자신이 부담한 택시노련 직원들의 해외연수 비용까지 포함해 2천만원을 돌려 받았다.

한편 이정렬 당직판사는 "택시노련에서 해외연수 비용을 내야지 왜 김씨가 부담하느냐"며 노련과 업자의 부적절한 공생관계를 질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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