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 주사 뒤 목 졸라
구급대원 앞에서 ‘쇼’하기도
구급대원 앞에서 ‘쇼’하기도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5일 자신의 집에서 아들(11)과 딸(9)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어머니 이아무개(34)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병원 간호조무사인 이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30분께 자녀들에게 수면유도제를 주사한 뒤 아이들이 잠들자 끈을 이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아이들을 살해한 뒤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을 만나고 오후 9시10분께 집으로 돌아와 119구급대에 신고했으며, 구급대원이 출동하자 숨진 자녀에게 인공호흡을 하며 “살려 달라”고 우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평소 숨진 남매가 문단속을 잘하는데다 외부 침입이나 반항 흔적이 없는 점, 부검 결과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이씨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이씨는 경찰에서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 부부의 수입이 월 300만원 정도이고 빚이 없는 점, 이씨가 일주일 전 수면유도제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한 점, 이씨의 우울증이 심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이씨는 아이들의 장례를 치른 뒤 강원도 영월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의정부/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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