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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판사들 “대법원장 뜻 이메일에 어떻게 압박 안받나”

등록 2009-03-06 19:15수정 2009-03-07 00:11

대법원 직원들이 6일 오후 점심 식사를 한 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주변을 거닐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대법원 직원들이 6일 오후 점심 식사를 한 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주변을 거닐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촛불재판’ 개입 파문] ‘이용훈 발언’ 내부 반응
“확실히 부적절 이메일…수뇌부 심각성 몰라”
공개적인 언급은 꺼려…‘음모론’도 나돌아
이용훈 대법원장이 6일 신영철 대법관의 ‘압력성 전자우편’과 관련해 “대체로 내가 말한 원칙과 일맥상통하다”면서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자, 일선 판사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법원장 발언에 대해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부적절하다”며 “대법원장이 사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한 대법관 관계자는 “대법원에서는 (신 대법관이) 이메일을 보낸 의도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나본데, (신 대법관의 행동은) 확실히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이 촛불사건 처리를 여러차례 독촉한 신 대법관의 행동에 대해 “그런 것으로 판사들이 압박받아서 되겠느냐”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일선 판사들은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지방의 한 판사는 “부장판사가 한마디 해도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원장님이 이메일 보내신 걸 개인적 의견 표명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누가 있냐.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근무평정 권한을 지닌 기관장이면서 한참 선배인 법원장의 거듭된 독촉을 압력으로 느끼지 않기는 쉽지 않다는 게 판사들의 반응이다. 한 부장판사는 “20년 가까이 판사 생활을 했지만 그런 내용의 전자우편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두 차례 법원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렸던 정영진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다시 글을 올려 “가장 우선 할 일은 일선 법관들이 판사 회의를 통해 사법권 독립 수호 의지를 천명하고 신뢰 회복 대책을 숙의하는 것”이라며 “법원행정처는 진상조사 주체로 나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판사들은 그러나 신 대법관이 보낸 전자우편이 공개돼 법원 밖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대체적으로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방의 한 판사는 “이메일 건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판사들끼리 논의하는 분위기도 아니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한 대법원 관계자도 “사법부의 신뢰가 걸린 문제인데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판사들 사이에서는 음모론도 나돌아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판사는 “이 사건이 뒤늦게 문제되고 있는 건 ‘모종의 세력이 언론에 의도를 갖고 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돈다”고 말했다. 대법원 내부에서도 지난해 여름 벌어진 일이 뒤늦게 문제화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어, 법관의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중대한 의문을 던진 이번 사안에 대해 수뇌부가 내부제보자 쪽으로 화살을 돌리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의혹의 핵심인물인 신 대법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뒤늦게 전자우편이 공개된 데 대해 “뭔가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지은 박현철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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