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옥외집회 금지 집시법 조항 쟁점
1994년엔 합헌 결정
헌법은 “모든 국민은 집회의 자유”
집시법은 “누구든지 해선 안된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집회의 자유”
집시법은 “누구든지 해선 안된다”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오는 12일 열린다. 신영철 대법관이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촛불집회 관련 재판의 조속한 진행을 요구하는 전자우편을 집요하게 보낸 것도 이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계기가 된 만큼, 헌재의 처리 방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쟁점은 야간 옥외집회 금지가 집회 등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사안에 대한 사전허가를 금지한 헌법에 위배되는지다. 집시법 10조는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재영 전 판사는 지난해 10월 안진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의 위헌제청 신청을 받아들이며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사전허가제를 인정한 집시법 10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이들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헌법 21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위헌적 조항”이라고 밝혔다.
위헌임을 주장하는 헌법학자들도 이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하고 사실상의 사전허가제를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하루의 절반을 집회 금지 시간으로 묶어 둔 것을 ‘예외’로 볼 수 없고 △국민 대다수가 낮에는 생업활동에 종사해 집회에 참여하기 힘들며 △집시법이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 만들어진 점을 강조한다. 또 야간 옥외집회를 허용하더라도 다른 집시법 조항으로 불법적인 상황을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선진국에서는 야간집회 금지 규정이 있더라도 한국처럼 전면 제한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본은 야간이라는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지 않는다. 도쿄의 경우 전면 허용하되 ‘평온 유지’를 조건으로 달고 있다. 프랑스는 밤 11시를 넘겨 집회를 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그 이후에도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에도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은 없다. 미국 뉴욕 등지에서도 시간 제한 규정은 없으며, 보스턴 등 일부에서는 밤 10시까지 집회를 허용하기도 한다.
헌재에 합헌 의견을 낸 법무부와 경찰청은 △야간의 익명성, 군중심리를 고려할 때 과격 집회로 변질되기 쉽고 △부득이한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야간 옥외집회 허용 여부를 결정하므로 사전허가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헌재는 1994년 이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도 “집회의 자유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야간에도 옥내집회가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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