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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부실조사’ 시비땐 사법부 거센 후폭풍

등록 2009-03-11 19:10

진상조사단 어떤 결과 낼까
‘부적절한 재판개입’ 잠정결론…표현수위 등 고민
“진상조사 관계없이 신 대법관 사퇴해야” 목소리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집회 사건 재판 개입 의혹 조사를 대부분 끝낸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결론 도출을 위한 고민에 들어갔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법관에 대한 조사인데다 정치적 맥락까지 엮인 사건이기 때문인듯 대법원은 애초 예상됐던 조사 결과 발표 시기까지 미루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은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신 대법관과 판사들의 진술에 엇갈리는 대목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부 판사는 당시 회의 등에서의 발언을 분명하게 기억한다고 진술하는 반면, 일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관련자들의 말에 다른 부분들이 있어 사실 확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판사들이 신 대법관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반면, 신 대법관은 “통상적 재판행정”이었다는 주장을 거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들이 제시한 여러 사실과 의혹에 대해 조사단이 어떤 해석을 내릴지가 가장 큰 관심 대상이다. 대법원은 지난 2월 말 제기된 촛불사건 재판 몰아주기 배당과 영장 기각 사유변경 압력, 즉결심판 양형 변경 요구 등의 의혹에 대해 “정당한 재판업무이자 원론적인 조언들이 와전됐다”는 허술한 조사 결과를 내놨다가 국회 법사위에서 여야 의원들의 비난을 샀다. 대법원은 당시보다 제기된 의혹들이 많고, 여러 판사들의 진술과 물증에 의해 재판 개입 사실이 뒷받침되는 만큼 신 대법관이 부적절한 재판 개입을 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표현의 수위나 대법원장에게 어떤 권고를 해야할지 등이 문제로 남는다.

결과 발표 뒤 추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대법원의 결론 도출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것으로 관측된다. 가뜩이나 법원 내부인사들로만 이뤄진 조사단의 구성이나, 진술에 크게 의존하는 조사 방식, 이용훈 대법원장이 연루됐다는 점 등 때문에 부실 조사 시비가 일기 쉬운 조건에서 그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사법부로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부실한 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선 판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장 판사들이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현재의 상태는 ‘폭풍 전야의 고요’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조사를 마친 뒤 시간을 끌면서 여론 추이를 살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내부 여론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도 “젊은 판사든, 부장급 이상 판사든 신 대법관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데는 같은 의견이므로 신 대법관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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