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성상납·불공정 계약 다시 논란…신인 출연시키려 무리수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계의 성상납, 불공정 계약 관행 등이 고 장자연씨의 문건에 구체적으로 언급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일부 관계자들의 잘못이 드디어 터졌다”고 지적하면서도 “극소수의 문제”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여배우의 매니저 조아무개씨는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솔직히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요즘은 자금적으로 힘든 시기라 성상납보다는 금전적인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유명 여배우의 매니저를 지낸 유아무개씨는 “업계에서는 ‘터질 일이 터진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일부 제작사 대표들이 ‘성상납을 해야 드라마에 출연시켜준다’고 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매니저들은 신인 배우에게 ‘빨리 가는 법과 천천히 가는 법이 있는데, 빨리 가는 방법이 성상납’이라고 가르쳐준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큰 기획사는 끼워넣기 방식으로 스타와 묶어 신인을 출연시키는데, 작은 기획사는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무리수를 둔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도 “매니저가 감독에게 배우를 소개시키는 과정에서 술자리에 동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문제가 될 만한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예계의 성상납 의혹은 몇 년 전에도 불거졌다. 2002년 일부 기획사 관계자가 방송사 등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이 과정에서 해당 기획사의 소속 배우가 성상납에 이용당했다는 진술이 나와 검찰이 정·재계 유력 인사에 대해 수사했으나 유야무야됐다.
하어영 송경화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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