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충남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 주민 1천여명은 16일 오전 11시 부석면 가사리에서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 지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철새 서식지인 가사천변 갈대숲에 불을 놓으며 철새퇴치 운동(5월13일치 9면)에 나섰다.
주민들은 갈대숲에 불이 잘 붙도록 볏짚을 깔고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 또 철새가 달아나도록 폭죽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일대에 있던 왜가리 등 수십 마리의 새가 놀라 달아났다.
주민들이 놓은 불은 갈대숲 1천여평을 태운 뒤 40여분 만에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진화됐다.
주민들은 “환경부의 조처는 지역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않고 철새만을 보호하려는 처사”라며 세계 천수만 철새기행전 축제와 천수만생태공원 조성사업, 생물다양성 사업 등을 거부하기로 했다. 또 철새의 먹이를 없애기 위해 추수 뒤 볏짚 태우기와 논갈이 등을 하기로 결의했다.
주민들은 12일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 지정 반대 의견서를 환경부에 냈으며, 13일에는 환경부를 직접 방문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은 “생태자연도가 지닌 의미에 대한 환경부의 홍보 부족이 철새퇴치운동까지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새와 주민이 함께 잘 살 수 있어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14일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서산/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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