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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명문고가 뭐길래…‘우등생 빼가기’ 소동

등록 2009-03-21 12:25

신입생3명, 공동학군 배정뒤 동작 명문고로 전학
위장전입 여부 조사나서…학교간 다툼으로 비화
서울지역 사립고 2곳이 ‘우수 학생’의 전학 문제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을 ‘빼앗긴’ 학교는 “학생들이 위장전입을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생들이 전학간 학교는 “문제가 없다”고 맞서,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거주지 확인에 나서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20일 서울 마포구 ㅅ고와 서울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이 학교 신입생 가운데 임아무개군 등 성적이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생 3명이 입학하자마자 한꺼번에 전학을 신청했다. 3명 모두 동작구로 집을 옮겨 통학거리가 너무 멀다는 이유였다. 공교롭게도 세 학생은 모두 명문으로 꼽히는 동작구 ㅅ고로 전학을 요구했다.

그러나 마포구 ㅅ고 쪽은 중학교 동창인 세 학생이 공교롭게도 한꺼번에 같은 학교로 전학을 요구한 점 등을 이상히 여겨 학생들의 실거주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마포구 ㅅ고의 ㅇ아무개 교사는 “임군 등이 동작구 상도동과 신대방동 쪽으로 이사를 했다고 주장해 지난 11일 그 주소로 찾아갔으나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며 “세 명 모두 ‘위장전입’을 한 것이 확실해 동작구 ㅅ고에 ‘학생들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작구 ㅅ고 쪽은 ‘전입생에 대한 거주 사실 확인서’를 근거로 “이들 모두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이에 마포구 ㅅ고는 시교육청에 민원을 넣어 학생들의 ‘원상 복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고교 배정 전에 주소지를 옮기면 ㅅ고에 배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선지원 후추첨’으로 학생을 뽑는 공동학군에 속한 우리 학교에 배정받은 뒤 전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학교 배정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런 다툼의 이면에 ‘진학률’을 둘러싼 두 학교의 미묘한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서울대에만 6명을 보내는 등 지역에서 ‘명문 사립’으로 꼽히는 동작구 ㅅ고에 임군 등이 다니기를 원했고, ㅅ고 역시 성적이 우수한 임군 등을 ‘영입’해 진학률을 높이려 한 게 아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공동학군에 속한 ㅈ고·ㅇ고·ㄷ고 등에서도 성적 우수 학생들 수십 명이 입학하자마자 동작구 ㅅ고로 전학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 ㅅ고 쪽은 “우수 학생에게 입학 때 50만~10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해외 체험학습 기회도 부여하는 등 많은 배려를 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고교 선택제와 학교별 성적 공개를 앞두고 치열해지고 있는 고교간 ‘학생 유치 경쟁’ 때문에 벌어진 소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거주지 확인을 통해 ‘위장 전입’으로 드러날 경우 해당 학생들 모두를 원래 배정 학교인 마포구 ㅅ고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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