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에서 무슨 일이 숨진 탤런트 장자연씨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분당경찰서가 22일 새벽 압수수색을 한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씨 소유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3층짜리 건물 모습. 김씨의 삼성동 옛 사무실 건물은 1층 와인바, 2층 사무실, 3층 접견실 등으로 지어졌으며, 주로 언론사와 정·재계 인사들 접대 장소로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소영 기자
경찰 ‘접대용 사무실’ 파악하고도 언론보도뒤 실시
3층엔 침대·샤워시설·홈바…“호텔 스위트룸 같아”
‘장자연 리스트’ 수사는 미적…유포 단속만 열올려
3층엔 침대·샤워시설·홈바…“호텔 스위트룸 같아”
‘장자연 리스트’ 수사는 미적…유포 단속만 열올려
탤런트 고 장자연(29)씨 소속사의 옛 사무실이 성상납과 술접대가 이뤄진 ‘접대 장소’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22일 문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나 이미 일부 집기와 서류가 빼돌려진 것으로 확인돼 ‘뒷북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의문의 3층 방 서울 삼성동에 있는 문제의 사무실은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40·일본 도피중)씨가 2005년 사들여 2007년 10월 3층으로 증축한 것이다. 1층은 ‘바(bar) 거기엔’이란 와인바, 2층은 사무실, 3층은 침실 등으로 사용됐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말 2층 사무실을 청담동으로 옮기고 사무실을 빌려줬다. 1층 와인바에선 2년 전 문을 열 당시 화려한 패션쇼 등이 열렸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와인바는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 건물 3층에 ‘샤워시설과 침대가 있는 방’이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접대용 사무실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0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이 건물을 압수수색한 경기 분당경찰서는 “샤워시설과 침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방을 본 적이 있다는 인근의 한 주민은 “홈바까지 갖춰져 고급 호텔 스위트룸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민은 “1층 와인바는 새벽 1~2시까지 운영됐고, 고급 차량들이 자주 드나드는 등 시끄러워서 주민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1대 등 44개 품목, 201점을 확보하고 내용을 분석중이다. 경찰은 또 건물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통해 출입자 등을 분석하고 있다.
■ ‘소걸음’ 경찰 수사 경찰은 수사본부를 확대하며 ‘엄정한 수사’를 공언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건의 핵심인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서는 뒷북 수사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장씨 문건과 장씨 유족들의 고소장을 통해 문제의 건물이 ‘접대용 사무실’로 쓰였을 가능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삼성동 사무실의 존재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뒤늦게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겨레> 취재 결과, 최근 장씨의 소속사 직원들이 이 건물에 들러 사무실 집기류 등을 옮겨 간 것으로 확인됐다. 2층 사무실에 세를 든 홍아무개씨는 “얼마 전 건물주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두어 차례 찾아와 서류와 집기류 등을 싣고 갔다”며 “장씨가 숨지기 전인지 그 뒤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엔 삼성동 사무실의 존재를 몰랐다”며 “(압수수색 결과) 별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장자연 리스트’의 인터넷 유포를 막기 위한 수사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경찰은 “언론계 유력 인사 등의 실명을 거론한 인터넷 글 57개 가운데 7건의 글을 올린 사람들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기성 김성환 이승준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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