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11월께…삼성동 사무실 CCTV 복원키로
탤런트 고 장자연(29)씨가 언론계 등 유력 인사들한테서 성상납과 술시중 등을 강요당한 시점은 2008년 9~11월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무렵이 장씨가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알려지기 직전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관련 인물들의 당시 행적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장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23일 “범죄 혐의가 있는 시기가 문건을 통해 어느 정도 특정됐다”며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40·도피 중)씨의 서울 삼성동 옛 사무실 건물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의 당시 녹화 화면을 복원·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12월 제작발표회가 있었던 한 드라마에 출연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소속사 대표 김씨는 같은 달 2일 일본으로 출국해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장씨와 전 매니저 유아무개(29)씨, 소속사 대표 김씨 등 주요 인물들의 휴대전화 사용 명세 9만여 건 가운데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나타난 시기를 중심으로, 이들이 어떤 사람들과 통화하고 접촉했는지를 분석중이다. 또 성상납을 강요한 것으로 문건에서 지목된 인사들 중 김씨와 자주 통화한 인사들을 추려내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장씨의 채권·채무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 장씨가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받고 돈을 받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유력 인사들의 계좌를 살펴보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경찰은 장씨 소속사 옛 사무실 건물 3층의 침대와 샤워실 용도에 대해서도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 건물에서 전날 확보한 시디(CD) 등 압수품을 분석 중이다. 한편, 경찰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씨는 25일 출석하겠다고 전해 왔고, 이때에도 나오지 않으면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겠다”며 “문건 등장인물에 대한 수사 사항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성남/김기성 김성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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