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고 ‘우리 역사 바로알기’ 동아리
부산외고 ‘우리 역사 바로알기’ 동아리
“우리 역사, 우리가 먼저 제대로 알아야죠.”
부산의 한 외국어 특목고 학생들 사이에 한국사 공부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열풍의 진원지는 부산외국어고 학생 동아리 티오피(T.O.P) 회원들(사진). ‘부산외국어고의 보물’이라는 뜻의 영문 약자를 이름으로 한 이 동아리는 인터넷을 통해 우리나라와 관련된 각종 외신과 홍보 자료를 수집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고치도록 요청하는 사이버 민간외교 사이트 ‘반크’ 동아리의 하나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온라인 밖에서도 활발하다. 지난해 8월 결성과 함께 독도 수호 캠페인을 시작으로 외교통상부에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적극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도심 지하철역에서 우리 역사 바로 알리기 홍보도 벌여왔다. 1학년생 25명으로 처음 결성된 뒤 한 학기가 현재 회원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최근 한국사 검정시험에 대비해 역사 공부에 나섰다. 동아리장 옥다혜(17)양은 “독도나 동북공정 문제를 보면서 국내에 관련 도서나 자료가 너무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 뿐이어서 힘들었다”며 “먼저 우리 스스로 기본 한국사 실력부터 갖추자는 취지로 검정시험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오는 6월 예정된 국사편찬위의 논문대회 출품과 함께 독도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국제사법재판소의 모의재판도 준비하고 있다. 김정하(17)양은 “동아리 활동과 공부를 함께 하면서 막연했던 장래 희망이 구체성을 갖게 됐다”며 “국제정치학을 전공해 외국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되찾는 데 앞장서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부산국제고와 국제외국어고 등 지역의 다른 특목고 반크 동아리에 연합을 제의해 올여름부터 한 해에 두 차례 정도 역사 바로 알리기 공동 캠페인을 펼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동아리 지도교사 지철씨는 “학생들이 역사를 공부하고 관련 문제를 알게 되면서 국수주의나 편협한 사고에 빠지지 말고 균형된 사고로 우리나라와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안목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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