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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실체 드러난 ‘로비출장’

등록 2009-03-25 19:09수정 2009-03-25 22:03

박회장-정치인, 미국 한식당 통해 달러 오가
검찰, 출국시기·일정·통화내역 ‘퍼즐 맞추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국외 로비 행태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과 로비 대상 인물들의 ‘출국 시기-통화 내역-로비 현장’을 서로 대조하는 ‘삼위일체’식 수사를 통해 해외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을 가려내는 치밀한 수사기법을 선보였다.

검찰은 이같은 ‘퍼즐 맞추기’로 박 회장이 지난 2004~8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명 한식당인 ㄱ회관 ㄱ사장을 통해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게 5만달러 이상을 건넨 혐의를 잡았다. 비슷한 시기에 서갑원 민주당 의원도 ㄱ사장한테서 박 회장의 돈 수만달러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회장이 미국 등으로 출국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출장이나 행사를 위해 해외로 나간 정치인들의 일정을 일일이 맞춰봤다. 여기에 통화 내역까지 조회해 서로 일치되는 부분만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비 관련자들이 모두 거기(식당)에 들렀다는 게 입증됐다”고 덧불였다. 시간과 장소를 정밀하게 맞춰 확인한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검찰은 ‘화룡점정’을 위해 최근 ㄱ사장을 귀국시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1979년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입구에 ㄱ회관을 연 ㄱ시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이민을 간 뒤 자수성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ㄱ회관은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집 가운데 하나로, 미국 출장을 가는 정치인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찾는 곳이다. 기업인들도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ㄱ사장은 같은 경남 출신인 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ㄱ회관을 일종의 ‘해외 로비 창구’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인사들 상당수가 주로 ‘달러’를 받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검찰은 태광실업의 국외 계열사를 통해 1만~2만달러씩의 뭉터기 돈이 ㄱ회관 쪽에 송금됐고, 정치인들이 ㄱ회관에서 이 돈을 ‘찾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보내는 송금과 달리 해외에서의 송금은 자금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현금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받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한다. 검찰은 “ㄱ회관을 통해 돈을 받은 정치인이 현재까지는 더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출장 경비나 여행 경비 등의 명목으로 현지에서 돈을 받아 쓴 정치인들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에서도 박 회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은 미국말고도 태광실업의 공장이 있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로비가 이뤄졌을 개연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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