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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대한국인’ 기개를 우리 가슴에

등록 2009-03-30 18:20수정 2009-03-30 18:49

안중근 의거 100주년 사업 공동대표 함세웅 신부
안중근 의거 100주년 사업 공동대표 함세웅 신부
안중근 의거 100주년 사업 공동대표 함세웅 신부
지금부터 100년 전 10월 서른 살 대한 청년은 이국의 땅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다음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청년의 삶은 오늘날 우리한테 무엇일까?

“안중근 의사의 정신은 독립운동으로 이어졌고, 그 기본 정신은 민주화운동의 뿌리가 됐습니다.” 어려운 시절 민주화운동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함세웅(67·사진) 신부가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은 이유다.

올해 안 의사의 의거 100돌, 순국 99돌을 맞아 함 신부는 지난 27일 나눈 인터뷰에서 “안 의사는 근대화와 계몽을 위해 노력하신 분인데,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안 의사는 안창호 선생의 강의를 듣고 국채보상운동에도 투신했으며, 사재를 털어 돈의학교를 후원하고 삼승학교를 세울 만큼 교육에 헌신했다. 하지만, 일제 침략이 노골화되면서 교육으로서는 나라의 독립이 불가능하다는 결론를 내리고 의병의 길로 뛰어들었다. 함 신부는 “당시 선교사들은 한국인들이 많이 배우면 신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안 의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톨릭계에선 의거일이나 순국일에 맞춰 추도미사를 올려왔고, 정의구현사제단도 간헐적으로 미사를 지내왔다. 안 의사가 천주교인이었던 게 인연이 됐다. ‘도마 안중근’이란 이름도 안 의사의 천주교식 세례명 ‘토마스’의 한국식 발음에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1996년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졌다. 또 2006년 1월엔 의거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별도로 만들어졌다.

기념사업회는 거사일인 지난 26일부터 1년 동안을 ‘안중근의 해’로 정하고, 안 의사 재평가 작업 등을 더욱 활발히 벌이고 있다. 안 의사의 삶에 대한 위인전은 300여종이나 나와 있지만, 이상하리만치 제대로 된 자료집은 전혀 없는 상태다. 그래서, 기념사업회는 이번 기회에 25권짜리 자료집을 준비 중이다. 개인사 뿐 아니라 거사 뒤 경찰 조사기록, 언론 보도 등을 총망라하는 것으로, 정부 지원 없이 모두 후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일을 진행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안중근 국제평화상’ 제정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40년 가까이 된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새로 지을 예정이다. 안 의사가 생전에 썼던 유묵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대규모 국제학술대회, 창작오페라 <대한국인 안중근>과 뮤지컬 <영웅> 등 문화공연도 선뵐 준비를 하고 있다.

“안 의사의 삶은 감동과 친근감을 주지만 아직 유해도 찾지 못하고 있어요. 100돌을 맞아 7천만 한국인들의 가슴에 안 의사를 묻고 그 뜻을 기렸으면 합니다.”


글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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