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재개발조합 임원 ‘74억 성과급 잔치’

등록 2009-03-31 19:27수정 2009-03-31 23:11

아현뉴타운 3구역 보상금 줘야할 세입자수 줄인게 공로라니…
총회 의결…세입자·조합원 “터무니없다” 반발
서울 아현뉴타운 3구역 재개발조합이 보상금을 줘야 할 세입자 수를 줄인 공로 등을 이유로 조합 임원들에게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주기로 결정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현뉴타운 3구역 재개발조합은 31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각종 재개발 사업비 248억원을 줄였다는 이유로 조합 임원과 이주관리 직원들에게 절감액의 30%인 74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쪽은 조합원 분양계약금이 들어오는 2010년께 이들에게 성과급을 나눠주기로 했다.

조합 쪽은 성과급 지급의 근거로 세입자 수를 3350명에서 2200명으로 줄여 주거이전비와 영업손실 보상금 120억원을 절감한 점을 내세웠다. 12개월로 예정된 이주기간을 8개월로 줄여 128억원의 사업비를 절약한 점도 함께 제시했다. 조합 쪽은 성과급으로 애초 185억원을 안건에 부칠 계획이었으나 조합원들이 반발하자 이를 74억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조합 쪽의 결정을 두고 세입자들과 조합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아현3구역에서 20여년 동안 미장원을 운영해온 상가세입자 김아무개(55)씨는 “세입자에게 돌아갈 보상금을 깎았다고 조합이 돈잔치를 벌이는 게 말이 되냐”며 “세입자의 몫이면 세입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원 김아무개(40)씨는 “뉴타운 사업으로 이익이 날지 손해가 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액수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도 참석한 조합원들의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조합 쪽은 “조합원 2044명 가운데 1200명이 미리 제출한 서면 결의서를 바탕으로 안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비판이 일자 유기홍 재개발조합 위원장은 “우리 조합은 국공유지를 무상으로 취득하고, 시공사가 아닌 은행에서 직접 사업비를 대출받는 방식으로 다른 뉴타운·재개발 지역보다 6천억원 정도 비용을 적게 들였다”며 “성과급은 이번 사업에 공로가 있는 사람들이 받을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포구청 임경선 도시계획과장은 “조합이 임원들에게 사업 성과를 이유로 수십억이나 하는 성과급을 주는 것은 사회 통념상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이 무상으로 취득했다는 국공유지는 조합이 소유한 땅과 맞교환되는 것으로 ‘무상 취득’이 아닌 ‘양수양도’된 것”이라며 “이런 결과는 조합의 노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마포구위원회 윤성일 위원장은 “이번 성과급 요구는 일부 재개발 조합이 세입자의 권리를 희생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조합의 횡포와 비리를 막을 개발 방식과 법률 개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