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노조 파업 종료 안팎
<와이티엔>(YTN) 노동조합이 구본홍 사장에 대한 ‘적대행위 종료’ 등을 회사 쪽에 약속하고 총파업을 푼 데는 노종면 위원장의 석방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구 사장 반대 투쟁’의 마침표가 찍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으나, 노조는 “(합의 이후에도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해고자 복직 등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와이티엔 노조는 회사와 이룬 9개항 노사 합의에 따라 2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을 끝냈다. 노사 합의안은 △노·사가 제기한 고소·고발·소송 취하 △사장과 임직원에 대한 노조의 적대행위 종료 △노조가 운영중인 공정방송점검단 해체 등을 담고 있다. 노조는 자신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해고자 6명 복직을 위한 사쪽의 양보는 얻어내지 못했다.
노조가 불리한 합의안에 서명한 배경엔 노 위원장이 2일 오전 구속적부심사를 받기 전에 사쪽의 고소 취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애초 사쪽에 해고자 복직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사쪽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래도 협상을 깰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 석방을 위해 해고자 문제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사쪽은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고 위원장 석방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기로 한 만큼 후속 조처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국제기자연맹도 성명을 통해 와이티엔 경영진에 해고 기자들을 복직시킬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용수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사옥 1층 로비에서 열린 총파업 정리 집회에서 파업 종료 선언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선언했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물리적 행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앞으로 공정방송을 제도화하고 해고자 복직을 중심으로 와이티엔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 공식 기구인 공정방송위원회를 활성화해 보도 공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사장 선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낙하산 사장’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구 사장은 이날 오후 담화문을 발표해 “노사간 첨예한 대립 속에서 원칙 없는 온정주의가 계속될 경우 회사의 기능이 마비됐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공정방송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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