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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우주개발’ 북한이라서 안되나

등록 2009-04-08 18:53수정 2009-04-08 23:12

‘벼랑 끝에 선 북한’ 펴낸 글린 포드 EU 의원
‘벼랑 끝에 선 북한’ 펴낸 글린 포드 EU 의원
‘벼랑 끝에 선 북한’ 펴낸 글린 포드 EU 의원
“개헌 위해 북한 이용” 일본 비판
“정권붕괴보다 체제내 변화 필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어디에도 우주개발을 금지하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어느 나라든 우주개발 권리가 있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내가 만일 북한 자문역을 맡고 있다면, 지금은 때가 좋지 않다며 말렸을 것이다.”

영국 출신의 유럽의회 5선 의원, 25년 동안 21차례 북한 방문의 경력을 지닌 ‘한반도 전문가’ 글린 포드(사진)는 “중국, 러시아도 같은 견해”라며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했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2주 전에도 평양을 다녀왔다는 포드 의원은 8일, 지난해 영국 미국 일본에서 화제를 모은 자신의 책 <벼랑 끝에 선 북한>(한얼미디어 펴냄)의 한글판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대포동’ 미사일은 일본에 새로운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아소 다로 정권과 일본 우파들의 과잉반응은 군사적 이유가 아니라 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미 배치한 노동미사일 만으로도 일본을 공격할 수 있다. 일본의 개헌세력은 평화헌법 9조의 개정을 위해서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하는 까닭에 위기의식을 조장한다.”

오바마 정권 등장 이후 미국에도 여전히 강경세력이 존재한다고 그는 말했다. “스타워즈(미사일방어)를 추진하기 위해선 적이 필요하다.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적대세력으로서의 조건을 갖춘 나라는 북한과 이란뿐이다.”

북한 파행의 주요 원인을 미국과 일본의 잘못된 대북정책에서 찾고 있는 책은 북한 비판론자들 사이에도 얼마나 큰 편차가 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 일본식 대북관에 어떤 근본적 허점과 거짓이 내포돼 있는지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포드 의원은 “개인적 의견”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유럽연합은 미국 일본과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했고, 그 ‘유럽인적 관점’의 특징을 “크리티컬 인게이지먼트”, 즉 비판적 관여로 요약했다. 그는 “이라크전쟁을 사소한 것으로 여기게 할 만큼” 엄청난 참화를 전 세계에 흩뿌릴 한반도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은 “북한의 정권교체(레짐 체인지)가 아니라 정권유지를 전제로 한 체제내부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994년 1차 ‘북핵위기’ 때 미국이 주무르고 유럽은 일부 비용만 댄 사실을 떠올리며 유럽연합은 더는 그런 배역을 떠맡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북한이 이미 체제내부변화를 추진해왔다면서, 노동당 주도하의 그 변화가 “중국과 베트남식 개혁에 한국모델이 가미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북한의 선택은 “‘베이징이냐 하노이냐’가 될 것”이란다.

그는 연방제로의 남북통일이 바람직하다며, 북한의 가속적인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중국처럼 연간 10~12%씩 성장하는 북한과 한국의 통합은 충분히 가능하다. 개성공단이 2차, 3차 확대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차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는 그 문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관심은 약화되고 있다면서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개성공단 관련 조항이 빠져 있는 것도 그걸 말해준다”고 했다.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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