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캠프 관계자 “자기돈이든 아니든 돈 많이 대”
한나라당 곤혹…“정권초기 만신창이 될수도”
한나라당 곤혹…“정권초기 만신창이 될수도”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사진)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해짐에 따라 지난 대선 과정에서 천 회장의 ‘막후 구실론’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인 천 회장은 지난 2007년 4월 고려대학교 교우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전국 조직망을 갖고 있는 고대 교우회를 ‘풀가동’해 이명박 후보 돕기에 나섰다. 이 후보 쪽에서는 치열했던 당내 경선 승리의 일등공신 중 한명으로 천 회장을 꼽기도 한다.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들 사이에선 천 회장은 ‘베일’에 쌓인 인물이다. 천 회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 본선 당시, 캠프 안에서 공직 직함을 전혀 맡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한 친이 직계 의원은 “천 회장은 캠프에 한번도 나온 적이 없었고, 선거 뒤 천 회장이 밥을 사면서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이 직계 의원도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캠프에 상주하면서 실무진과 교류했지만, 천 회장은 얼굴을 비친 적이 없었다”며 “캠프 안에서는 천 회장의 구실은커녕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천 회장은 당내 경선과 본선에서 ‘조직’뿐만 아니라 ‘돈줄’까지 상당 부분 책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천 회장이 사실상 이명박 캠프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했다는 주장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 친이 쪽 재선 의원은 “지난 선거의 일등 공신은 천신일 회장이고, 그는 몸으로 뿐 아니라 돈으로도 고생했다”며 “사실상의 후원회장 구실을 했다”고 말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도 “천 회장은 자기 돈을 가져왔든, 다른 데서 끌어왔든 돈을 많이 댔다”고 귀띔했다.
당내에선 천 회장이 수사 대상에 오른 데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천 회장이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여권의 원로 실세들과 얽혀 있어, 검찰의 수사에 따라 여권의 중심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이 쪽의 한 초선의원은 “의혹이 있다고 해서 쓸려가다 보면, 정권 초기에 만신창이가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