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42명 올해도 정규직으로…지난해까지 260명 전환
경제위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부터 먼저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일이 잦은데도, 전북 군산 타타대우상용차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굳게 껴안아 주목받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북지부 타타대우상용차지회(지회장 권대환)는 “지난해 임·단협 합의에 따라 다음달 초 비정규직 조합원 4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사내 하청업체 두 곳의 비정규직 노동자 320명 가운데 13%인 42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임금과 복리후생에서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이 회사는 화물차 등 상용차를 만드는 업체로, 정규직 720명과 비정규직 320명이 일한다.
타타대우상용차지회는 “회사가 지난해 말 부분 휴업을 한 사정 등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을 미뤄 달라고 했으나, 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원칙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해 회사 쪽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동료 다면평가와 근무 태도·자격증 등 기준을 마련해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뽑고 있다.
이 회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상호 인사팀 차장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6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명창권 타타대우차지회 기획부장은 “노조가 해마다 노사협상에서 정규직 전환 규모를 제시했는데, 올해엔 ‘매년 비정규직 10% 이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 관철시킨 게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장의 같은 라인에서 일하기 때문에 동료의식이 쌓인다”며 “이 때문에 다른 사업장에 견줘 정규직의 반대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타타대우차지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적은 노조로 꼽힌다. 지난해 6월엔 지회 규칙을 바꿔 8월 말 비정규직 320명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였다. 집회 참가는 물론 조합원 교육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한다. 완성차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곳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와 타타대우차지회 두 곳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는 올해 임금교섭으로 이어져, 노조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상여금 동일 인상 △귀성 여비·조문 지원금 등 동일 적용 △노사 합의 없는 비정규직 구조조정 금지 △산업재해 보상 동일 적용 등의 요구안을 내놓은 상태다.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부장은 “최근 경제위기로 쌍용자동차와 지엠대우자동차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으로 먼저 밀려나는 상황에서, 타타대우차 노동자들의 연대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