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불법 노사관계 점검…노조 “노사 당사자간의 일” 반발
감사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기업의 탈·불법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감사원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모든 공기업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감사원은 23일 “최근 기관 감사의 일환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10여개 공기업에 노사관계 기본현황 파악을 위한 자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요구한 자료는 노조 전임자 현황을 비롯해 노조운영비 지원 현황, 노조운영비,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 및 집행 현황 등으로, 감사원은 기본 자료 조사를 거친 뒤 본격적인 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감사원은 지난해와 올해 노사관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모든 공공기관에 대한 대규모 특별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동안 공기업 특별감사에서 지적한 부분을 제대로 시정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노사 협약을 빌미로 과도하게 인건비나 성과급을 인상하는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년 연속 공기업 노조를 집중 감사하겠다는 것을 두고 공기업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정당한 노조 활동은 당연히 감사 대상이 안 된다”며 “다만 공기업 사장과 노조의 불합리한 이면계약 등을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지난 18일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그간의 감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은 우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나 책임감 부족, 노사 합의를 빙자한 탈법적인 노사관계에서 주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기욱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 관계자는 “노사관계는 노사 당사자간의 일이고 노동법에도 그렇게 지정돼 있다”며 “아무리 정부라도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감사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