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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눈물만 훔친 장씨 유족들

등록 2009-04-24 19:19

20여명 49재 참석…“권력자는 왜 처벌 않나”
24일 오전 10시 고 장자연씨의 고향인 전북 정읍시 내장산에 자리한 벽력선원. 새소리와 목탁소리만 울려퍼지는 깊은 산중에서 장씨를 추모하는 49재인 천도재가 열렸다. 49재엔 혈육인 언니(34)와 오빠(32)씨를 비롯해 친척, 지인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세상과 멀리 떨어지고 싶은 듯 벽련선원은 내장산 입구에서부터 단풍나무 길을 1시간 걸어야 하는 깊은 산 속에 있었다. 화창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오전 9시40분 검은색 차림으로 산사에 도착한 가족과 친척들은 조화 바구니 2개를 대웅전 앞에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천도재가 진행되는 동안 동생의 영정을 바라보던 언니는 슬픔을 가누지 못해 합장한 두 손을 파르르 떨었다. 대우스님이 추모사를 읽을 때는 흰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없이 흐느꼈다. 오빠도 내내 굳은 표정이었고 가끔씩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천도재가 끝나고 가족들은 대웅전 밖으로 나와 옷가지와 사진 등 등 고인의 유품을 태웠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가족들은 많이 차분해졌다. 장씨의 언니는 슬픔을 참으며 취재진들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정중하게 말했다.

장씨의 49재가 열리는 동안 공교롭게도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장씨의 오빠는 수사 결과에 대해 “동생의 재를 지내는 자리에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만 밝혔다.

일행은 오후 1시 스님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산사를 떠났다. 대우스님은 “죽은자는 힘이 없고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지 않느냐”라며 “가족들만 두 번의 상처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정읍/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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