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 비상]
영국서 관련 균주 들여와야
배양에 쓰일 유정란도 부족
영국서 관련 균주 들여와야
배양에 쓰일 유정란도 부족
돼지 인플루엔자(SI) 공포가 확산되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백신은 돼지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와 그 기능이 다르다.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직접 인체에 주입해 면역체계를 갖추게 한다.
현재 국내에 백신 생산설비를 갖춘 제약사는 녹십자뿐이다. 녹십자는 지난 3월 전남 화순에 백신 생산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에서 곧바로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에 돌입하면 한 달에 1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 녹십자 공장은 평소에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만들지만, 동물성 인플루엔자 백신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놓았다.
백신을 만들려면 일단 세계보건기구(WHO)의 협력기관인 영국 국립생물기준통제연구소(NIBSC)로부터 관련 균주(순수하게 분리하여 배양한 세균)를 받아야 한다. 이 균주를 유정란에 접종해 배양시켜 추출하고, 다시 희석과 정제 과정을 거쳐 백신 원액을 만든다. 녹십자 이인재 백신본부 이사는 “돼지 인플루엔자 유행 소식이 들리자 영국 국립생물기준통제연구소에 균주 신청을 해놓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균주 배양에 필요한 충분한 유정란 확보가 문제다. 녹십자 쪽이 농가와 계약한 유정란 물량은 500만개인데, 이미 200만개를 쓴 상태다. 나머지 유정란도 기존 백신 생산용이라,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려면 따로 대량의 유정란이 필요하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생산에 필요한 유정란을 원활하게 확보하려면 정부가 나서 양계농가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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