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비정규직은 역시 ‘소모품’이었다

등록 2009-05-01 13:58수정 2009-05-01 15:13

전국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분규 사업장 등을 도는 ‘질주 실천단’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자전거 행진을 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있다. 이들은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497일째 천막농성을 해 온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노조원들이 연 ‘부당 해고 규탄집회’에 자전거를 타고 참여하려다 제지당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전국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분규 사업장 등을 도는 ‘질주 실천단’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자전거 행진을 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있다. 이들은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497일째 천막농성을 해 온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노조원들이 연 ‘부당 해고 규탄집회’에 자전거를 타고 참여하려다 제지당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기륭전자·지엠대우·돌아 성서공단·로케트전기 거쳤지만…
비정규직 철폐 ‘자전거 실천단’이 목격한 2009년 노동절
30일 오후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은 150여명이 몰려 모처럼 들썩였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가 회사의 수수료 인상과 해고에 맞서 천막농성을 벌인 지 497일째, 유명자(41) 지부장은 “가뜩이나 소외돼 있었는데, 오랜만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비정규 없는 세상 만들기 등 노조·단체와 진보신당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모인 ‘질주’ 실천단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질주 실천단은 전국을 질주했다. 지난 21일 청와대 앞을 출발해 대구·구미를 돌아 광주·서산·인천을 거쳐 노동절을 앞두고 29일 서울로 돌아왔다. 10일 내내 참여한 20여명은 때로는 자전거를 타고 때로는 버스를 탔다. 청와대 앞에서 자전거에 오를 때부터 “4년 연장, 4년 유예 모두 정규직 채용 종료법”이라고 외치며, 정부·여당의 비정규직법 개정 시도를 규탄했다.

비정규직 관련 분규 사업장 등 이들이 달려간 곳만 30곳이 넘는다. 기륭전자·지엠대우·동우화인캠뿐 아니라 대구 성서공단, 구미 코오롱, 광주 로케트전기 등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도 많다.

가장 절박하게 느낀 곳은 대구였다. 기륭전자 사건을 계기로 누리꾼들이 모인 카페 ‘함께 맞는 비’의 신현원(42)씨는 “성서공단에 갔는데, 6만여명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이 130명뿐이었다”며 “노조조차 없어 어려움을 겪는 지역 노동자들의 좌절을 봤다”고 말했다. 질주 실천단은 광주에서 해고된 지 600일이 되는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들과 23일 촛불문화제를 함께했다. 해고노동자 오미령(39)씨는 “질주 실천단이 가져온 격려 글 100장을 받고 자신감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내 교통관제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해고노동자 2명에게 음식물을 올려보냈다.

서울 성수동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임영기(39)씨는 30일 휴가를 내고 전 일정에 동행했다. 그는 “이틀 전 인천 부평의 지엠대우차 현장에 갔을 때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정규직 노조는 회사 쪽과 ‘라인 전환 배치’에 합의했고, 회사는 지난 21일 라인에서 밀려난 비정규직 900여명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그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모습이 자신들의 미래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주 실천단은 이날 밤 지엠대우 정규직 노조를 비판하는 성명을 낼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성명을 내지는 않기로 했지만 마음은 한층 무거워졌다.

이상욱 ‘질주’ 상황실장은 “비정규직과 중소 사업장 현실이 이렇게 극단적일 줄은 몰랐다”며 “전략적 가치가 있는 투쟁만 선호하는 총연맹이나 산별연맹도 사회적 약자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이완 기자 fandg@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노무현 전 대통령 “600만달러 몰랐다” 진술
▶ 국내 ‘SI’ 추정환자 추가 발생
▶ 교사가 ‘실습점수 안준다’며 교생 성추행
▶ 미 ‘크라이슬러’ 결국 파산
▶ 비정규직은 역시 ‘소모품’이었다
▶ ‘1천만원 수표?’…절도범도 깜짝 놀란 헌금
▶ 중국 항공모함 만들면 패권국 될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