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촛불 1주년, 경찰 집회봉쇄 항의 도심 곳곳서 충돌 [%%TAGSTORY1%%]
‘촛불집회’ 한 돌을 맞아 4월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도심에서 잇따라 열린 집회로 시민 24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엄중 처벌에 나서, 또다시 대규모 ‘촛불 처벌’ 사태가 우려된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3일, 사흘 동안 열린 촛불집회에서 불법·폭력 행위자 241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차로 배아무개(40)씨를 구속하고, 이아무개(46)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31명을 즉심에 회부하는 한편, 조사중인 나머지 205명에 대해서도 혐의를 가려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불구속 입건하는 등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 검거된 시민은 지난달 30일 58명, 1일 71명, 2일 112명 등 모두 241명이다.
촛불시민연석회의,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민생민주국민회의 등 50여개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과 서울역 광장 등에서 촛불 1돌과 용산 참사를 기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서울역 광장에 모인 1000여명의 시민들은 “경제위기로 실업이 급증하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책임을 서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1년 전 촛불 정신을 되새겨 정부 독재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불허’ 통보하고, 서울역 광장 등에 161개 중대 1만3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시민들의 행사 참여를 막았다. 집회가 봉쇄되자 시민들은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서울시 ‘하이서울 페스티벌’ 개막행사 무대를 점거하며 항의시위를 벌였고, 이 때문에 개막행사가 취소되는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혼잡이 이어졌다. 명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보도블록을 깨뜨려 제지하는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기도 했다.
안진걸 민생민주국민회의 정책팀장은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하고 1년 전 촛불의 의미를 기리려던 문화제를 경찰이 원천봉쇄해 불필요한 폭력이 벌어졌다”며 “촛불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과잉진압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찰을 상대로 빈병을 던지는 등 불법·폭력 시위를 저지른 사람만 연행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시는 성명을 내어 “하이서울 페스티벌 개막행사가 취소된 것에 대해 시위 주체를 대상으로 민형사상의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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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박종찬 기자 pj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