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벌이던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 박아무개(38)씨가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3일 오전 11시50분께 대전시 대덕구 대한통운 물류기지 근처 밭의 나무에 박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박씨가 목을 맨 나무에는 “대한통운은 노조탄압 중단하라”고 적은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박씨는 부인에게 남긴 7장 분량의 유서에서 “암울한 싸움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시대가 노동자에게 죽음을 요구하는 것 같다. 당신과 아들·딸에게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물연대 조합원과 유족 등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3월16일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기사 78명이 배달 수수료 인상을 놓고 회사와 협상을 하다 문자메시지로 ‘계약해지’를 통보 받은 뒤 복직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달 22일부터는 노동자 40여명과 대전 물류기지로 옮겨 집회를 하다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기도 했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정경선 사무장은 “박 지회장이 투쟁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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