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산망에 비판글 쓴 경찰관 파면
경기청 “절도사건 묵살 등 비위탓” 해명
경기청 “절도사건 묵살 등 비위탓” 해명
경찰 내부 전산망에서 경찰 지휘부와 치안 정책 등을 비판해온 경찰관이 파면됐다.
경기지방경찰청은 6일 “경기 안산상록경찰서의 한 지구대 소속인 박아무개(41) 경사를 지난 4일 파면했다”고 밝혔다. 경기청은 “경찰청의 각종 치안 시책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경찰 지휘부에 대한 인격 모독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파면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청은 또 “박 경사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절도사건을 묵살하고 순찰을 거르는 등 비위를 저지른 사실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박 경사의 파면이 경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써 온 글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박 경사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이동성 범죄 및 수배자 검거를 위한 목 검문소 운영’ 등 경찰의 각종 시책들을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는 등 100여건의 글을 경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현직 경찰관들만이 접속할 수 있는 이 방에서 박 경사의 글은 최대 3천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지난달 22일 올린 글에서 “대통령·국회의원·장관·청장 등 모두 기회만 있으면 부정을 일삼는 도적놈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박 경사에 대한 경기청의 감찰이 시작된 건 다음날인 4월23일이었다.
한 일선 경찰관은 “내부 온라인상에 쓴 비판 글을 이유로 파면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경찰관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보복 조처”라고 말했다. 박 경사는 “파면 조처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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