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을 위해 마련된 국민주택기금 100억여원을 부정 대출받은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6일 무주택자에게 대출하도록 한 정부의 전세자금을 허위로 타낸 혐의(사기 등)로 대출 총책 이아무개(46) 씨 등 대출 브로커 5명, 임아무개(46)씨 등 건물주 5명 등 모두 10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서아무개(42)씨 등 부정 대출과 관련된 임차인, 보증인 등 가담자 48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349명을 수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200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민주택기금을 취급하는 6개 금융기관에 위조한 전세계약서와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을 제출해 460차례에 걸쳐 100억여원을 부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브로커들은 생활정보지에 낸 대출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을 임차인, 보증인, 건물주로 각각 역할을 맡긴 뒤 가짜 서류를 꾸며 대출금을 타냈다. 이들은 전세자금 1천만원을 대출 받을 경우 임차인 400만원, 건물주 400만원, 보증인 200만원씩 나눠 갖고 브로커는 이들로부터 각각 15%의 알선 수수료를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대출 자격이 안 되는 임차인과 보증인을 대출 자격자인 근로자로 위장하기 위해 가짜 재직증명서 등도 만들었으며, 전세주택자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들이 대출 신청자인 임차인 외에 건물주들에 대한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동일한 전세 물건을 여러 차례 대출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가 끝난 부정대출 사기 270건 중 대출금이 상환된 것은 3건에 불과했다”며 “대출에 가담한 사람들이 서로 보증하고 공증을 받았지만 대출 받은지 2~3개월 후 서로 연락을 끊는 바람에 대부분 상환이 안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이용한 주택전세자금은 국토해양부가 연간 소득 3천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를 상대로 연 4.5%의 낮은 금리로 전세자금의 70% 한도 내에서 최대 7천만원까지 빌려주는 주택기금이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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