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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황우석 교수 연구 ‘하늘이 준 기회’로 생각”

등록 2005-05-20 08:41수정 2005-05-20 08:41

한국 루게릭병협회 김진자 부회장(연합뉴스)
한국 루게릭병협회 김진자 부회장(연합뉴스)
한국루게릭병협회 김진자 부회장…남편 11년째 루게릭병 간호

"남편이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는다면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지만 황우석 교수님의 연구는 하늘이 준 또 다른 기회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9년을 살아온 남편 장동호(69)씨 옆에서 한국 ALS(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협회 김진자(64ㆍ여) 부회장은 19일 황우석 교수가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 부회장의 남편은 1994년 가을 북한산 등산에서 손에 힘이 빠져 숟가락을 잘 잡지 못해 점심을 먹지 못하고 돌아온 이후 루게릭병이 점차 진행돼 9년간 침대에서 누워 지내왔다.

처음엔 `루게릭'이라는 이름이 너무 생소했지만 남편의 몸이 계속 말라가 한때는 38㎏에 이르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루게릭병 환자 가족이 됐다.

정씨는 몸에 전기코드만 7개가 연결돼 있고 혹시나 가래가 목에 걸려 숨이라도 막힐까 입으로, 코로 하루에도 70∼80차례 가래를 제거해줘야 한다.

안방에는 인공호흡기를 비롯한 주사기와 핀셋, 가제, 각종 약 봉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언제라도 맥박이 일정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바로 119로 연결되는 비상 전화기가 비치돼 있다.

김 부회장도 발병 초에는 남들이 그저 좋다는 이야기에 남편을 데리고 다니며 기(氣)치료도 받고 침도 맞아 보았지만 그때마다 좌절감만 느꼈다고 한다.


루게릭병 환자 중에는 `중국에 가면 치료 방법이 있다더라'는 소문에 현혹돼 재산만 탕진하고 온 경우도 있다.

이처럼 마지막 지푸라기도 놓쳐버린 이들이기에 황 교수의 연구성과 소식은 김부회장 뿐 아니라 루게릭병 환자 가족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황 교수가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윌머트 박사와 루게릭병 정복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는 김 부회장의 집으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김 부회장은 전했다.

국내에는 1천∼1천2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루게릭병에는 현재까지 제대혈 수술이 그나마 최고의 치료 방법이지만 환자 가족들은 황 교수의 연구가 더 진전을 보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 부회장은 "황 교수의 계속된 연구 이후 루게릭병이 임상실험 대상에 선정되기를 바란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루게릭병 환자 가족은 하늘이 주신 기회로 생각하고 언제든지 그 대상이 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루게릭병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턱없이 부족해 하루종일 아무 것도 못하고 남편 곁을 지켜야 하는 김 부회장에게 정부가 간병비로 건네주는 것은 15만원에 불과하다는 것.

또 난치병 협회가 단독으로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희귀질환연합회'로 통합돼 있어 다른 국가의 각 협회별 발달 상황과도 맞지 않아 국제사회의 지원도 힘든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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