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상관측장비 오작동 때문
기상청의 관측장비가 잘못 작동해 시간당 5㎜의 약한 비가 내린 인천과 강화도 일대에 호우특보가 내려지는 소동이 빚어졌다.
기상청은 11일 오전 1시부터 7시까지 인천 강화군 불은면에 54.5㎜의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난 무인기상관측장비의 관측 자료를 근거로, 오전 7시를 기해 강화군을 포함한 인천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관측장비가 보내온 자료에 이 지역의 강수량이 오전 9시께 108.5㎜까지 치솟자, 기상청은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강화군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격상시켰다.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는 12시간 내에 각각 80㎜,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우려될 때 발령된다.
하지만 잇따른 호우특보에 현지 주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호우주의보에 이어 호우경보까지 내려졌지만, 실제로는 겉옷을 약간 적실 정도의 약한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한 원인은 2시간 만인 낮 12시께 기상청의 오보로 밝혀졌다. 낮 12시까지의 실제 강수량은 25.5㎜에 불과했다.
오보의 원인은 무인기상관측장비의 오작동이었다. 기상청의 조사 결과, 불은면 지역에 설치된 기상관측장비의 센서가 이상을 일으켜 강수량이 지나치게 많이 측정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은 “이 장비는 비교적 최근인 2007년 말에 설치된 것이어서 노후 문제는 아니며, 아침에 인근에 떨어진 낙뢰의 영향으로 센서에 문제가 생긴 탓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