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269명에 400억원 현금·채권 확보
변호사 ㄱ씨는 지난해 11월 소득세 2350만원을 안 낸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부가가치세 2000만원도 신고만 한 뒤 내지 않았다. 이에 세무서 쪽에서 ㄱ씨가 골프 회원권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압류 예고를 통지하자, ㄱ씨는 밀린 세금을 모두 냈다.
연매출 수십억원대의 제조업체 여러 곳을 운영하는 ㄴ씨도 부가세 등 모두 1억70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가, 세무서가 ㄴ씨의 골프 회원권에 대한 압류·공매 예고를 알리자 밀린 세금을 뒤늦게 냈다.
국세청이 골프 회원권으로 밀린 세금을 ‘쏠쏠하게’ 받아내고 있다. 국세청은 경기 불황 등을 핑계로 세금을 안 내던 체납자 1269명이 골프 회원권 1747계좌를 보유중인 것을 확인하고 현금 징수 및 채권 확보 조처를 했다고 13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들 가운데 715명(1072계좌)으로부터 지난달 138억3400만원을 현금 징수하고, 나머지 554명(676계좌)에 대해선 269억6900만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이 채권에 대해 바로 공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세청은 또 국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체납자 등에 대해선 법무부에 출국 규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현재 5000만원 이상의 국세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내지 않을 경우, 출국 규제 대상에 오르게 된다.
한편, 체납액 현금 징수 실적은 2005년 6조3000억원, 2006년 6조5000억원, 2007년 6조90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7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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