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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군의문사’ 18년만에 화해

등록 2009-05-18 20:25

군복무 중 가혹행위를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남현진씨 묘소에 12일 오전 당시 가해 선임병었던 홍아무개(49)씨와 부대 관계자 등이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남씨 유족을 만나 용서를 빌었다. 사진제공/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군복무 중 가혹행위를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남현진씨 묘소에 12일 오전 당시 가해 선임병었던 홍아무개(49)씨와 부대 관계자 등이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남씨 유족을 만나 용서를 빌었다. 사진제공/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남현진 사건’ 가해자, 유족에 “죄송하다” 용서 빌어
군복무 중 구타와 가혹행위를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남현진(사망 당시 21) 이병의 유족에게 당시 가해 선임병이 18년 만에 용서를 빌었다. 2000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2004년 활동 종료)에서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해자가 피해자 쪽에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18일 “지난 12일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복무 중 구타와 가혹행위 때문에 자살한 고 남현진 이병의 유족들과 당시 가해 선임병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이 18년 만에 화해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선임병이었던 홍아무개(49)씨는 유족에게 “당시 부대 군기가 엄했고, 제가 속된 말로 군기당번을 했다.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여 용서를 청했다. 남씨의 형 준진(55)씨는 유족을 대표해 “용기있는 고백이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 한 순간에 용서하기는 힘들지만 이해한다”며, 어렵게 사과를 받아들였다.

고 남씨는 1988년 한국외국어대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하던 중 1990년 11월 군에 입대한 뒤 이듬해 2월 소속부대 근처 숲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헌병대는 “남씨가 군복무 부적응으로 자살했다”며 수사를 종결했고, 이후 의문사위에서 두 차례 조사를 벌였으나 ‘진상규명 불능’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남씨 유족은 2006년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다시 신청했고, 진실화해위는 재조사를 벌여 남씨가 소속부대에 배치된 다음날부터 사망하기까지 약 10일 동안 선임병들로부터 수시로 구타와 얼차려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밝혀냈다. 남씨가 사망한 뒤, 부대 지휘관들은 부대원들에게 후임병에 대한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해 헌병대를 포함한 외부인에게 함구할 것을 교육한 사실도 드러났다.

안병욱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80여건의 의문사 사건 가운데 가해자가 유족에게 사과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며 “가해 책임이 있는 분들의 용기있는 고백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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