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재소환 조사…사전구속영장 청구 방침
검찰 “박연차, 받을 빚 그 건으로 받지 않아”
검찰 “박연차, 받을 빚 그 건으로 받지 않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19일 박연차(64·구속 기소)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고, 85억여원을 탈세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조세포탈)로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20일 천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61학번)이자 최측근인 천 회장은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된 뒤 박 전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빚(투자금)을 탕감받는 형태로 금전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받을 빚을 그 건(세무조사)으로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천 회장을 상대로 한상률(56) 전 국세청장에게 로비를 한 경위와 정황 등을 캐묻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 로비를 벌였는지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세무조사가 진행될 무렵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63)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종찬(63)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책회의를 한 경위도 조사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이의 통화내역 등을 바탕으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금품이 오갔는지, 김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이 전 수석의 구체적인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 쪽 지인들의 명의로 주식을 차명 보유하고, 당시 비상장업체였던 세중여행의 주식을 박 전 회장과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85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박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받은 민유태(53) 전주지검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내고, 이재원(51·사법시험 24회) 광주고검 차장을 새 전주지검장에 임명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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