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박대원 이사장
취임 1년 코이카 박대원 이사장
“외교관으로 일한 30년 세월도 소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도와주려고 발로 뛰어다닌 지난 1년이 더 보람 있습니다.”
지난 21일로 취임 한돌을 맞은 박대원(62·사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은 24일 개발도상국 봉사사업과 사회간접자본 건설 지원 등 국외 무상원조를 전담하는 기관의 기관장으로 1년을 지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코이카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그가 처음으로 손댄 일은 대외 외조의 우선 순위를 만드는 거였다. 그는 우선 에티오피아·콜롬비아·필리핀 등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도와줬지만, 지금은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를 지원의 첫 순서로 꼽았다. 다음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자원 부국들에 눈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참전으로 고통을 당했던 베트남 등에도 원조를 통해 ‘미안한’ 마음을 덜고 싶었다고 박 이사장은 설명했다.
알제리 특명전권대사와 캐나다 토론토 총영사, 제네바 참사관 등을 지내며 ‘품위 있는’ 외교관 생활을 하던 그가 세계의 험한 오지들을 돌아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13일에는 중국 베이징 근교 바다링에서 타고 가던 버스가 뒤집어지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입술이 터져 며칠 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했다. 대사가 ‘말’로 사는 직업이라면, 코이카 이사장은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사는 직업”이라며 웃었다.
그래도 그는 도움의 손길이 열매를 맺는 것을 볼 때면 가슴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페루의 세계적인 관광지 마추픽추 근처의 한 도시 주민들에게는 도자기 기술을 전수해 주민들 소득을 두 배로 늘렸다고 그는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현재 1500여명의 해외봉사단원을 2013년까지 2000명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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