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준(63) 경기대 총장
‘봉급 전액 장학금으로’ 최호준 새 경기대 총장
4년동안 5억원…‘30년 경기인’ 학교 정상화 다짐
4년동안 5억원…‘30년 경기인’ 학교 정상화 다짐
“제가 받은 많은 혜택 중 일부를 돌려드리려는 것 뿐인데….”
오는 26일 제8대 경기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최호준(63·사진) 경기대 총장이 앞으로 받게 될 4년간의 급여 전액을 학생들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2013년 1월말까지 총장으로 재임할 최 총장의 연봉은 1억2000만원이며 4년간 총액은 5억여원에 이른다. 최 총장은 이 가운데 절반은 해마다 60여명의 가정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100만원씩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장학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최 총장은 “저는 남보다 가정이나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고 30년 동안 경기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많은 기회를 누렸다”며, “대학에서 받은 혜택을 이제는 돌려드리는 것이 저의 책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연세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받은 뒤 경기대 학생처장과 행정대학원장, 부총장 등을 거쳤다. 사실상 재임 중 봉급을 단 한푼도 받지 않겠다는 최 총장의 선언은 학교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미미하고 앞으로 대학과 사회에 진 빚을 계속 갚아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최종 선출된 최 총장은 경기대 60년의 역사에서 사실상 최초의 내부 교수 출신 총장이다. 경기대는 학교 소유자였던 손종국 전 총장이 사학비리로 물러나 임시 이사체제로 운영돼 왔다.
총장 선출을 앞두고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한나라당 출신 전 국회의원을 총장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교수와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이 ‘낙하산 총장’을 막아낸 끝에 최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 총장은 “최근 원로·퇴직 교수들을 만났더니 이번 총장 선출을 자신들의 일처럼 눈물겨워 하셨다”며, “대학을 정상화해 대학다운 대학으로 바로서게 하려면 고통 감내가 필요한데 총장인 나부터 솔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경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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