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이 서거전 들렸던 정토원 전경.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화장 뒤 장지 묻히기 전 정토원에 일시 안치
‘호미 든 관음성상’ 어린 시절 영향 준 것으로
‘호미 든 관음성상’ 어린 시절 영향 준 것으로
영결식 뒤 화장을 마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은 봉하마을로 내려가 장지에 묻히기 전 먼저 봉화산 정토원에 일시 안치된다. 정토원은 노 전 대통령의 부모와 장인의 위패가 봉안된 절로 유명한데, 노 전 대통령의 위패도 49재와 함께 이 절에 봉안된다.
전체 2천여평 규모의 정토원 안에는 30평 크기의 ‘수광전’(壽光殿)이라는 법당 1채가 있고, 법당 아래 좌우에는 선 원장이 기거하는 단층 건물과 공양간(식당)을 겸한 2층 건물이 딸려 있다. 사찰 입구에는 청소년수련원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화장한 유골은 이 법당 안의 위패를 봉안하는 자리 아래쪽에 안치된다. 29일 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도착하면 법당에서 안치하는 의식이 진행되고, 장지로 옮겨질 때까지 머물게 된다. 정토원 쪽은 유골 안치에 대비해 27일부터 각종 보안장비 설치에 들어갔다. 49재는 유골이 도착하기 직전 초재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7주간 진행된다. 49재는 김해시 사암연합회가 주최하고 정토원이 주관하기로 했다.
선진규 원장은 “불교종단협의회와 해인사·통도사 등 큰 사찰의 후원과 지원 아래 범불교적 행사로 49재를 올리고, 마지막 재를 올릴 때엔 국내 고명한 스님들을 모두 초청해 독경하는 등 최고의 정성으로 고인의 영령이 저 세상에 편안히 잠들도록 빌겠다”고 말했다.
정토원은 불교 집안인 노 전 대통령 집안과 각별한 관계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정토원 부근까지 찾아왔던 것도 부모와 장인의 영전에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이 절은 1959년 동국대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이 대학 총학생회장이었던 선진규 원장 등 31명의 학생들이 신심과 사회·경제·사상 등 4대 개발을 기치로 봉화산에 세운 조계종단의 사찰이다. 이들은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 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절을 세울 때 봉안한 ‘호미 든 관음성상’은 이 절의 이러한 배경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이런 이 절의 분위기는 청소년 시절의 노 전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해/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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