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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노사모 아니지만 미안한 마음 통했죠”

등록 2009-05-31 18:21수정 2009-05-31 20:58

김연주(29)씨
김연주(29)씨
‘도쿄 시민 분향소’ 차린 김연주씨
일본 도쿄에서 애니메이션회사에 다니는 김연주(29·사진)씨는 지난 23일 인터넷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글이 잇따르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가 조문소를 차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촛불집회인 ‘촛불 인 재팬’ 행사 때 알게 된 박은정(28)씨도 같은 생각이라며 연락을 해왔다. 곧바로 주일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갔으나 그때까지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을 알고 직접 분향소를 차리겠다고 결심한 이들은 일본의 장례회사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시신이 없으면 조문소 운영은 어렵다고 했다. 평소 다니던 관음사의 주지 정대 스님에게 연락했더니 그 자리에서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촛불’ 뜻 모아 도쿄 관음사에서 ‘상주 노릇’
1500여명 추모발길 “이렇게 뜨거울 줄 몰라”

24일 조문소가 차려진 뒤부터 김씨는 “상주 아닌 상주 노릇”을 했다. ‘노사모’도 아니고 노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도 아니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파 그대로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 일을 끝내고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조문객을 맞이하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힘든 줄 몰랐다. 애초 하루 10~20명 정도로 생각했던 문상객은 하루 300~500명이 몰려들었다. 영결식이 거행된 29일까지 15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추모 열기가 상상을 넘었다. 따로 모집한 것도 아닌데 너도나도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20~30여명이 돌아가면서 상주 노릇을 했다. 조문소 운영 비용도 지난해 촛불집회 행사 때 쓰고 남은 3만엔과 조문객들이 1000~2000엔씩 십시일반 내주어서 쉽게 해결됐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 줄 몰랐어요. 지난해 촛불집회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그때는 안 좋게 생각하는 동포들이 많아 섭섭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에는 인기가 떨어졌지만 죽음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진면목을 재발견하고 모두 죄송한 마음으로 온 것 아닌가 한다. 서로 마음이 통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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