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절도범 달아나자 뒤쫓아…공범 모두 붙잡아
경찰이 주차된 차에서 기름을 훔쳐 달아나던 범인 2명을 1시간15분동안 추격하면서 실탄까지 쏘고도 한 명은 놓쳤다가 16시간여만에 모두 붙잡았다.
충북 괴산경찰서 괴산지구대 소속 권아무개·차아무개 경사는 5일 새벽 0시40분께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ㅇ교통 옆 길에 세워져 있던 덤프트럭에서 기름을 훔치던 김아무개(29)·송아무개(32)씨를 발견하고 검거를 시도했다.
그러나 순찰차를 본 범인들은 자신들의 이스타나 승합차를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인근 증평지구대 순찰차 2대까지 합세시켰지만 중부고속도로 증평 나들목을 통해 대전 쪽으로 달아나는 범인들을 따라잡지 못했다. 고속도로에 오른 범인들은 시속 160~180㎞이상 달리면서 다른 차량까지 위협했다.
경부고속도로 남이 분기점을 거쳐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문의 나들목을 빠져 나온 범인들은 대청댐 순환도로를 통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격이 계속되자 훔친 기름통(20ℓ) 10여개를 순찰차 쪽으로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지나는 차량들이 기름에 미끄러지자 대청댐 전망대 근처에서 수차례 경고 끝에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도주 차량을 향해 쐈지만 모두 빗나갔고 범인들의 도주는 계속됐다.
권 경사는 “좁고, 굽은 길을 통해 달아나던 범인들이 던진 기름으로 지나던 차량들이 미끄러지는 등 자칫 대형 사고 우려가 있어 7차례 걸쳐 경고한 뒤 뒷바퀴를 향해 사격을 했다”며 “워낙 빨리 달아나는 바람에 정확히 맞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청댐 길을 빠져나온 범인들은 대전 도심으로 달아나려다 대덕경찰서의 지원까지 받은 경찰의 추격이 계속되자 새벽 1시55분께 대전시 대덕구 석봉동의 한 상가를 들이 받고 100㎞에 이르는 광란의 질주를 멈췄다. 차가 멈춘 뒤 주택가 골목으로 달아나던 범인 김씨는 권 경사 등이 붙잡았지만 공범 송씨는 놓치고 말았다.
경찰은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김씨를 추궁해 사건 발생 16시간여만인 오후 5시께 송씨까지 붙잡았다. 괴산/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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