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쌍용차, 구조조정 ‘본색’ 드러났다

등록 2009-06-10 14:39수정 2009-06-10 15:14

평택지역 3개종단(개신교, 불교, 천주교) 대표자들이 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평택공장에서 천막농성중인 노동자 가족을 찾아 성금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평택/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평택지역 3개종단(개신교, 불교, 천주교) 대표자들이 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평택공장에서 천막농성중인 노동자 가족을 찾아 성금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평택/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976명 해고해놓고 841명 신규채용 계획
삼일회계 보고서 분석, 노조 자구안 고려 않고
구조조정 수치만 맹신…여당, 오늘 당정회의
지난 8일 976명을 정리해고하면서 극단적인 노사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3년 뒤인 2012년까지 841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인력운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보고서 내용을 분석한 결과, 1000명에 가까운 정리해고가 가져올 사회적 비용을 무릅쓸 만큼 노무비 절감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상한 정리해고 쌍용차는 지난 4월 4769명인 생산직 인원을 2670명으로 줄이는 정리해고안을 마련했고, 그동안 1600여명의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976명을 정리해고해 이를 실행에 옮겼다. 회사는 구조조정에 따른 연간 임금·비용 절감액이 2320억원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이 조사해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내년까지 2670명을 유지하는 생산직 인원수는 2011년이면 2931명으로 늘어나고 2012년 3511명, 2014년 3731명으로 단계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2011년부터 생산량 증대에 따른 인력 충원을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정리해고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추정된 노무비는 올해 1835억원에서 2010년 1251억원으로 줄어들지만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2011년 1662억, 2012년 2070억, 2013년 2105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난다. 2013년이면 올해보다 270억원이 더 많아지는 셈이다.

따라서 올해 대비 노무비 절감액은 2010년에 600억원 수준이고 2011년 17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뒤 2012년부터는 노무비가 아예 올해보다 늘어난다. 합쳐서 800억원도 안 되는 절감액은 노조가 제시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절감액(759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과연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충돌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쌍용차 최상진 기획재무본부장은 “2013년이 돼도 지금 남은 인력을 모두 가동하지 못한다”며 “회계법인이 보고한 생산직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건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보고서가 회사 상황을 제대로 조사하고 작성됐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답변이다. ‘일방적 정리해고 반대, 자동차산업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 이종탁 정책팀장은 “인력운용 계획만 보더라도 쌍용차의 이번 구조조정은 ‘해고를 위한 해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6
06
■ 과연 타협안은 없나? 컨설팅회사가 권고해 회사가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는 구조조정 필요 인원 2646명이란 숫자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회사 쪽은 생산·수요 예측과 라인 실사 등을 통해 나온 수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노조의 일자리 나누기 등 자체 자구안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쪽도 한때 꼭 이 숫자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파업을 풀 경우 정리해고를 유예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노사의 극한대립으로 물리적 충돌 우려가 커지자 여당인 한나라당은 당 차원의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1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당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 당정회의에는 안상수 원내대표와 김성조 정책위 의장, 원유철 경기도당 위원장, 송명호 평택시장과 정책조정위, 정무위, 지식경제위, 환경노동위 간사 등이 참석한다. 또 쌍용차 법정관리인과 노조 대표도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며 지식경제부와 노동부에서도 장차관급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당정회의에서는 노사 양쪽이 지난 5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열린 노사정 협의회에서 논의한 정리해고 회피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고 정부와 여당의 지원책 마련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5일 협의회에서 976명의 정리해고를 회피하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임금을 줄이는 방안에 공감했으나, 총파업과 정리해고 철회 시점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 평택지역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3개 종교단체 지도자들은 9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 투입 반대, 정리해고 중단, 정부 중재’ 등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평택/홍용덕, 이형섭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