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6개월 넘긴 수사…5분만에 끝난 발표

등록 2009-06-12 19:09수정 2009-06-12 22:12

“잔인한 4월”(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을 예고하며 거창하게 시작됐던 ‘박연차 로비’ 사건 수사의 마지막 장면은 초라했다.

이인규 중수부장과 홍만표 수사기획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던 우병우 중수1과장 등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12일 오후 3시 대검 기자실에서 서둘러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번 수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불과 한 달여 전, 전직 대통령과 그의 가족, ‘살아 있는 권력’의 최측근에게 칼을 들이대던 검찰의 당당함은 자취를 감추고, 발표장엔 착잡한 표정과 무거운 침묵만 감돌았다. 이 중수부장의 수사 발표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발표문에 있던 노 전 대통령 관련 부분은 아예 읽지 않았고, 수사 착수 배경과 수사 결과만 간략하게 설명한 뒤 수사팀과 함께 기자실을 빠져나갔다.

굵직한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면 일상적으로 함께했던 일문일답도 수사기획관실에서 따로, 조용히 이뤄졌다. 홍 기획관은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리상자 안에서 수사하듯이 해 왔다. 기자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알 때도 있었고, 우리도 숨길 것 없는 상황에서 수사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6개월이 넘는 수사의 결과가 발표된 직후였지만 질문하는 기자들과 이에 답하는 홍 기획관 모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수사가 한창일 때 브리핑에서 오고가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제기된 ‘책임론’을 의식한 듯 노 전 대통령의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발표문에 “이번 사건에 관한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남겨 보존될 것”이라고 밝혀, 수사의 편향성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 지연, 표적·보복 수사, 피의 사실 공표 등 검찰을 둘러싼 비판에 대한 해명을 발표문에 3쪽 넘게 실었다. 홍 기획관은 “문제가 제기된 부분들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 내용을 보면 우리가 생각한 게 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여권 “DJ는 반군 지도자…김정일 대변자…”
▶ 검찰 ‘서거 책임’ 한마디도 없이 “수사 정당” 강변
▶ 국세청, 개혁요구 나주세무서 직원 ‘파면’
▶ 서울광장 다시 뜨거워진다
▶ 물고기가 팔굽혀펴기를 했었다?
▶ 치매는 인생의 일부이더라
▶ “잘 맞아도 바꾸고 안 맞아도 바꾸고…야구공이 괴롭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